제1회 모노드라마 페스티벌
11일 개막...국내외 7개팀 공연
"연극작품 세계에 알리도록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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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한국 소극장 운동을 이끌던 삼일로창고극장의 위탁 운영을 맡은 한국연극협회의 손정우 이사장은 5일 서울 중구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열린 '제1회 서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삼일로창고극장은 한국 소극장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유서 깊은 곳이다. 1975년 '에저또 소극장'이란 이름으로 문을 연 뒤 폐관과 재개관을 반복했다. 배우 고(故) 추송웅은 1977년 이곳에서 모노드라마 '빨간 피터의 고백'을 공연하며 4개월 만에 6만 관객을 동원해 소극장 신화를 썼다. 2017년부터 서울시가 이곳을 10년간 장기 임대해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연극협회는 올해부터 3년간 극장을 위탁 운영한다.
삼일로창고극장 극장장을 겸하고 있는 손 이사장은 "학전을 비롯해 많은 극장이 폐관되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이곳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이어갈 수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며 "모노드라마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삼일로창고극장을 광장 같은 곳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모노드라마 페스티벌은 이달 11일부터 5월 26일까지 관객과 만난다. 해외 2개 팀의 초청공연을 시작으로 국내 5개 극단 공연을 선보인다. 11∼12일 무대에 오르는 '푼다 킵스 롤링 온'(Funda Keeps Rolling on)은 하반신 마비를 극복한 네덜란드 배우 푼다가 휠체어를 타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이다. 13∼14일에는 영국 배우 에밀리 카딩이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1인극으로 각색한 '리처드 Ⅲ 어 원 퍼슨 쇼'(Richard Ⅲ a one person show)를 공연한다.
이어 16∼21일 극단 함께 걷는 사람들의 '돌아온 빨간 피터'가 관객과 만난다. 2002년 카프카 소설을 원작으로 모노드라마 '춤추는 원숭이 빨간 피터'를 선보인 장두이가 출연한다. 25∼28일에는 1980년대 해태 타이거즈 응원단장의 일대기를 그린 극단 도시락의 '하이타이'가, 5월 2∼5일에는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역사에 이름이 남지 않은 여성들을 조명한 '지정남의 오월 1인극 환생굿'이 무대에 오른다.
창작집단 거기가면은 광대가 되고 싶었던 노인이 삶을 돌아보는 '더 원 시즌 3'(The One)을 5월 16∼19일 공연한다. 폐막작은 5월 23∼26일 창작집단 아리가 선보이는 '허윤정의 어느 배우의 이야기'다.
축제 기간 한국 작품 5편을 심사해 작품성이 우수한 극단에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한다. 최우수작은 최대 900만원의 지원금과 함께 이집트에서 열리는 '샤름엘셰이크 국제 청년 연극제' 참가 자격을 얻는다.
손 이사장은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삼일로창고극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가치가 있다"며 "이곳에서 이뤄지는 연극 작품들을 전 세계로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2022년 제27대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으로 선출된 손 이사장은 혜화동1번지 2기 동인, 극단 유목민 대표, 경기대학교 연기학과 교수, 제3기 한일문화교류위원회 위원, 서울연극폭탄 예술감독,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