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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코로나19 재확산 ‘비상’…하반기 반등 기대감 무너지는 유통업계

[취재뒷담화] 코로나19 재확산 ‘비상’…하반기 반등 기대감 무너지는 유통업계

기사승인 2020. 08. 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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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 한산한 명동 거리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8일 서울의 대표적 번화가인 명동 거리가 한산하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심상치 않네요.” 한 유통업계 관계자의 우려 섞인 목소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일주일새 급증하면서 올해 1~2분기 코로나19 여파에 곤혹을 치른 대형 유통업계가 다시 긴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영향에 실적 악화로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업계는 하반기부터 위축됐던 시장이 다소 풀릴 것을 기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지난달부터 확진자 발생이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된데다 정부도 내수경기 활성화를 고려한 임시공휴일 지정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면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통 빅3인 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만 놓고 봐도 올해 상반기 실적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코로나19로 집객 자체가 힘들었던 것도 있지만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 등의 여파에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이 뼈 아팠습니다. 롯데쇼핑의 경우 상반기 매출 8조122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감소했고, 2분기에는 9.2%의 매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영업이익은 더 처참했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4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2분기 대비 98.5% 급감했죠.

신세계·이마트와 현대백화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신세계는 2분기 486억원의 영업손실을, 이마트는 4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현대백화점 또한 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84% 줄었습니다.

이런 실적 악화에도 업계는 그래도 3~4분기에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6월 이후부터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조금씩 늘어나며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 코로나19라는 변수의 등장으로 유통업계는 자연스럽게 체질 변화를 진행해 왔습니다. 언택트를 넘어 ‘온택트’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온라인 기반 쇼핑 체계가 빠르게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상반기 집객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형유통업체들도 온택트 강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최근 새로운 이커머스 강자로 급부상한 네이버쇼핑에 홈플러스·GS프레시·하나로마트·현대백화점 식품관 등이 입점한 것도 이런 행보의 일환입니다.

업계의 이런 노력이 실적 악화라는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생명줄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오프라인의 비중이 여전히 높은 업계 특성상 집객 자체가 어려워지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온택트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입니다. 아무리 온라인 비중을 높여도 전체 매출의 20~30% 수준이기 때문이죠.

롯데백화점 1층
/bipark@
상반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낸 식품업계도 걱정은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을 비롯해 농심·오뚜기 등은 집콕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가정간편식과 라면 등의 판매 호조가 실적 증대를 이끌었죠. 다만 이들 업계도 대형유통 업체의 오프라인 사업이 침체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를 통한 제품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기쁜 일이기는 하지만 대량으로 물량이 들어가는 대형마트 등에서 나오는 매출이 더 긍정적이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를 할 경우에는 자기가 사려는 제품만으로 검색해서 사는 경향이 강하고, 구매량 또한 적정수준을 유지하기 마련입니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쇼핑 전 생각했던 양보다 다소 많은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은 것도 오프라인 침체가 반갑지 않은 이유일 것입니다.

이번 코로나19 재확산과 전국적인 대유행 우려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지난 15일부터 7일간 196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당분간 무더기 확진 사태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이렇다 할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업계의 답답함은 배가 되고 있습니다. 백신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손 쓸 방안이 없다는 점을 잘 아는 유통업계는 이번 재확산 사태가 빠르게 진정되지 않을 경우 또 다시 고객 집객의 어려움을 겪으며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에 직면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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