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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아이폰12’ 흥행 애플보다 더 원하는 SK하이닉스

[취재뒷담화] ‘아이폰12’ 흥행 애플보다 더 원하는 SK하이닉스

기사승인 2020. 09. 2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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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협력해 아이폰에 메모리 공급
매출에서 애플 비중 삼성전자보다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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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맥루머스 유튜브 채널
10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2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애플의 차기작을 기다리는 사용자들이 많을텐데요. 사실 이번 아이폰 흥행을 애플보다 더 바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반도체를 아이폰에 공급하는 SK하이닉스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애플과 경쟁하는 삼성전자라면 애플 폰의 흥행은 달갑지 않겠죠.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에 메모리반도체를 납품하는 입장입니다. 아이폰이 많이 팔려야 반도체 매출이 늘어납니다.

특히 서버용 D램 수요가 줄면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낮은 요즘 같은 상황에서 아이폰12 출시는 마른 땅의 단비와 같습니다. 아이폰은 부품이 많이 들어가는데다 판매 대수도 많습니다. 더구나 애플은 이번 아이폰12 부품 주문량을 20% 증가시킨 것으로 추정됩니다. 애플이 신형 아이폰 출시를 몇 개월 앞두고 부품 주문량을 늘린 것은 2016년 아이폰7 이후 4년만입니다.

SK하이닉스도 ‘큰손’ 애플의 마음을 사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께 애플과 아이폰 부품을 만들 때 100% 재생에너지 전기만 사용한다는 의미의 ‘협력업체 청정에너지 프로그램’ 협약을 맺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그린에너지 정책이 강화되면서 다양한 부품을 써서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도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조치는 애플의 마음을 사기에 충분했을 겁니다.

SK하이닉스가 애플에 공을 들인 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해 아이폰11 시리즈에 삼성전자가 공급한 모바일용 D램에 비해 SK하이닉스가 공급한 물량은 더 적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런데도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에서 애플 관련 매출 비중은 약 13%로 삼성전자(6%)의 두 배를 뛰어넘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애플을 신경쓰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죠. 애플도 경쟁자인 삼성전자 대신 SK하이닉스에게 메모리반도체를 구매하고 싶을 것입니다. 둘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셈이죠.

다만 SK하이닉스도 고민이 있습니다. 애플은 현금전환일수가 극도로 높은 기업입니다. 매출채권을 빨리 현금화하고 줄 돈은 최대한 늦게 준다는 뜻으로, 애플에게만 의지할 경우 이익의 상당 부분을 희생해야 합니다. SK하이닉스가 중저가 파운드리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매출을 다변화하기 위해서입니다. SK하이닉스가 빠르게 애플의 마음을 산 것처럼 매출 다변화를 위한 노력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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