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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DDR5 시대…삼성전자 ‘EUV공정 라인 활용’, SK하이닉스 ‘선점’

[취재뒷담화] DDR5 시대…삼성전자 ‘EUV공정 라인 활용’, SK하이닉스 ‘선점’

기사승인 2020. 10. 0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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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5로 전환 인텔 CPU 성능 개선 속도로 인해 늦어져
삼성전자는 생산비용 절감 전략, SK하이닉스는 선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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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2세대 10나노급(1ynm) DDR5 D램/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차세대 D램 DDR5 제품을 출시하면서 새 시대의 문을 열었습니다. 삼성전자도 조만간 DDR5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DDR5 양산은 메모리반도체 패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죠

메모리반도체의 ‘꽃’인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세계 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에 높은 마진을 남길 수 있었고 두 회사는 물론 대한민국의 수출도 견인했습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한단계 기술 격차를 높일 DDR4에서 DDR5로 전환을 기다려왔습니다. 삼성전자가 DDR4 제품을 첫 양산한 것은 2014년 10월이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6년이 지났지만 아직 DDR5 제품은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2009년 DDR3에서 DDR4로 전환하는 데 걸린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이죠.

차세대 D램으로 전환이 이렇게 늦어진 것은 인텔 CPU의 성능 개선 속도가 예전보다 늦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스템반도체와 달리 메모리반도체의 규격은 계단식으로 상승합니다. 이는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에 발맞춰 가야하는 보조장치인 메모리의 특성 때문입니다. CPU 성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개선돼야만 DDR4에서 DDR5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뜻이죠.

다소 늦어졌지만 DDR5 시대는 이제 시작됐습니다. D램 수요자들도 사용하던 칩을 대규모로 업그레이드할 시간이 왔습니다. 공급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가장 먼저 DDR5를 출시했습니다. 범용제품인 D램 특성상 차세대 제품을 대량으로 먼저 시장에 푸는 게 중요하다고 본거죠. SK하이닉스도 EUV공정을 D램에 도입할 계획이나 생산 활성화를 우선 목표로 둔 것은 내년도 이후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D램 업계 1위 삼성전자는 첫 제품이란 타이틀 대신 다른 생산설비와 시너지를 선택했습니다. 삼성은 평택2공장에서 EUV공정을 적용해 DDR5를 양산할 계획입니다. 평택 2공장은 EUV공정 설비를 갖춘 파운드리 생산라인이 있는 곳입니다. 이곳의 EUV 생산라인을 메모리 생산에도 이용하겠다는 것이죠.

EUV공정을 D램에 적용했을 때 반도체 품질이 향상되고 생산공정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에도 EUV공정이 그동안 도입되지 않은 것은 막대한 비용 때문이었습니다. 한 대당 1000억원이 넘는 ASML사의 노광장비를 수십대를 설치해야 D램에서 필요한 대량 생산이 가능합니다. 파운드리 투자로 이미 수십대의 설비를 설치한 삼성 입장에선 문제될 게 없죠.

DDR5 시대 도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다시 한번의 기회입니다. 중국 업체들이 추격해오고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제조로 눈을 돌리는 시점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분발이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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