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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LG 구광모 회장의 롤 모델은 ‘정의선’?

[취재뒷담화]LG 구광모 회장의 롤 모델은 ‘정의선’?

기사승인 2020. 10. 1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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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구광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6월 22일 충북 청주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전기차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과 구 회장의 공식 단독 회동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제공=현대차, LG전자
40세 젊은 나이에 총수에 올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구광모 LG그룹 회장. 4대 그룹 총수 중에서도 가장 젊은 그에겐 재계 총수로서 롤모델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입니다. 같은 1970년대 생으로,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 두 사람은 서로 가깝게 지내는 사이라고 합니다. 두터운 친분을 넘어 구광모 회장은 향후 더욱 성숙한 재계 총수로 커가기 위해 닮고 싶은 사람으로 “정 수석부회장이 나의 롤모델”이라고 재계 인사들에게 공공연히 말한다고 하네요.

왜 구광모 회장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롤모델로 삼았을까요? 정 수석부회장도 2018년 48세에 그룹의 실질적 수장인 수석부회장에 올랐는데요, 40대 젊은 나이에 그룹 중책을 맡으면서 짊어진 고뇌와 책임감의 무게에 대해 그와 동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두 사람은 재계 총수로서 가는 길이 매우 비슷합니다. 이들이 이끌기 전 LG와 현대차그룹은 ‘보수적’ 조직문화로 대변됐으나 두 총수가 취임한 뒤 ‘유연한’ 조직문화로 탈바꿈했습니다. 조직문화 혁신이 가장 잘 드러난 대목은 순혈주의 타파입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2005년 기아차 사장 시절 아우디 수석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 영입을 시작으로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 등 주요 자리에 외부 인사들을 과감하게 등용했습니다. 구 회장 역시 공채 출신이 아니면 오를 수 없었던 LG화학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비공채 출신을 선임했습니다. LG화학이 주요 계열사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조직으로 꼽히는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인사죠.

완전 자율복장, 직급체계 및 호칭 간소화는 물론 회의 관행도 같은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주로 보고 및 정보 공유 위주로 진행되던 총수 주재 임원회의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토론 방식으로 변한 것입니다.

두 총수는 ‘디자인경영’을 중시합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15년간 디자인경영을 강조해왔는데요, 이 덕분에 기아차는 2008년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하게 됩니다. 구 회장 역시 “디자인이 처음과 끝”이라며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디자인경영에 두고 있습니다. 디자인경영에 대한 두 총수의 강력한 의지로 현대·기아차와 LG전자는 세계 3대 디자인상을 휩쓸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는 유례없는 저성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막막한 상황에서 비전을 제시하고 수많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총수로서 역할 모델이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행운입니다. 두 총수의 친분은 비즈니스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첫 단추가 전기차 배터리 협력입니다. 향후 전기차 시대에 두 총수의 닮은꼴 경영이 양 사간 시너지 효과로 발휘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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