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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의대생들을 향한 고언(苦言)

[기자의 눈] 의대생들을 향한 고언(苦言)

기사승인 2020. 10. 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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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투데이 이욱재
최근 국가시험을 거부한 의대생들에게 다시 기회를 줘야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주요 대학병원장들이 “의대생들에게 국시 응시 기회를 허락해 달라”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국민여론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정부 역시 재응시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당사자인 의대생들이 전혀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계 선배들은 당장 내년부터 2700여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못하는 초유의 ‘의료공백’ 사태를 우려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의대생들은 ‘국시 응시에 대한 의사를 표명한다’는 성명서 하나만을 달랑 냈을 뿐, 어떠한 사과도 없었다. 마치 “내년부터 의료공백이 우려된다고 하니 우리가 시험은 쳐줄게” 따위의 이죽거림과 비아냥으로까지 읽혀져 국민적 공분과 실망은 배가 되고 있다.

의대생들이 국시를 거부한 표면적 이유는 지금과 같은 열악한 의료환경에서 의대생을 증원할 경우 의료수준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속내는 ‘의사를 아무나 하나. 잘난 우리만이 할 수 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국민들을 치료해줄 것인가?’와 같은 졸렬한 특권의식이 도사리고 있는 듯 하고, 이것을 정확하게 감지한 국민여론이 제법 수긍이 갈만한 그들의 일부 주장에도 ‘미래 의사들의 밥그릇 지키기’로 일축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국민들의 마음 근저에는 평소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의 젊은 의사들에게 당한 ‘고압적인 불친절’이나 ‘모멸적인 무시’의 기억과 경험도 선명하게 자리잡고 있다. 환자들의 아픔과 생명을 담보로 한 대한민국 의사들의 습관적인 냉대와 하대는 이미 오래 전부터 만연해 있는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요즘 젊은 의사들은 그 인성(人性)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가관이라고 한다.

빛의 속도로 변하는 글로벌 시대에 오롯이 대국민서비스의 질을 고양시키기 위해 사법고시와 외무고시마저 전통의 방식을 허물고 그 등용문을 넓혔다. 대표적인 공공영역인 의료분야도 예외 일수는 없다. 오직 병자의 마음만을 생각했던 그 옛날의 허준 선생이나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굳이 되새기지 않더라도, 의사가 되기 위해 가졌던 초심과 그 동안의 노력을 곱씹으며 과연 의사의 본분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음미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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