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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뮤지컬 ‘밀캠’ ‘밀녹’ 이제 그만!

[기자의눈]뮤지컬 ‘밀캠’ ‘밀녹’ 이제 그만!

기사승인 2020. 10. 2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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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전혜원 문화스포츠부 차장
‘밀캠’은 뮤지컬 공연을 몰래 찍어서 만든 영상, ‘밀녹’은 몰래 녹음한 자료를 뜻한다. 이 단어들을 인터넷상에서 검색해보면 예상외로 쉽게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있다. ‘밀캠’ ‘밀녹’ 판매는 엄연한 불법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암암리에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판매자는 시즌별, 캐스팅별, 날짜별로 자료들을 마련해놓고 ‘희귀’ ‘초고화질’ ‘줌’ 등의 수식어로 유혹하며 각종 영상들을 댓글 등을 통해 불법 판매하고 있다.

수년전부터 지속돼 온 이 문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공연 영상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면서 그 심각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뮤지컬계가 유료 온라인 공연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 하는 가운데, 불법 녹화는 그야말로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불법적으로 녹화되거나 유통되는 실태를 어떻게 막을지, 또한 어떻게 처벌할지 시급하게 논의해야 할 때다.

현재 저작권법은 영화와 같은 영상저작물 무단 녹화에 관해선 처벌 규정이 명확하지만 공연 관련 규정은 허술한 실정이다. 영화는 찍는 행위만으로도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이라고 한다. 하지만 공연에는 그러한 처벌 규정이 없다. 라이브로 진행되는 공연이야말로 더욱 강력하게 처벌받아야 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뮤지컬 제작사 알앤디웍스가 불법 판매자 13명을 고소했지만 최근 나온 처분 결과에 따르면 2명은 증거불충분, 5명은 저작권교육 조건부 기소유예, 6명은 50만원~300만원의 벌금형을 받는데 그쳤다. 이렇듯 처벌 수위가 너무 가볍다 보니 ‘밀캠’ ‘밀녹’ 행위 근절이 어려운 것이다. 저작권법을 하루 빨리 뜯어고쳐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법 개정과 더불어 바뀌어야 할 것이 또 있다. 다름 아닌 공연 저작권에 관한 인식이다. 불법 판매와 불법 구매 행위 모두에 대해 강력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 보다 성숙한 관람 문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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