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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파운드리 쩐의 전쟁’ 삼성이 쏘면 TSMC가 배로

[취재뒷담화]‘파운드리 쩐의 전쟁’ 삼성이 쏘면 TSMC가 배로

기사승인 2020. 11. 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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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시장 파이 커졌지만 승자독식화
TSMC 20조원 투자에 미국 내 생산 추진
삼성, 美 오스틴 공장 증설로 맞대응 예상
TSMC 팹2 출처 TSMC
대만에 있는 TSMC 팹2 공장 모습/출처=TSMC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파운드리 시장을 놓고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기술적 우위에 서고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서로 막대한 시설투자를 단행하는 데 ‘총알 한 방’이 기본적으로 10조원 이상입니다. 이 둘의 투자경쟁은 이제 웬만한 반도체 기업은 끼어들 엄두를 내지 못할 수준이 됐습니다. 마치 무협지 속 고수들의 대결과 같습니다.

반도체 분업화 기조로 파운드리 시장이 커지면서 ‘파이’는 커졌지만, 차세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미세공정 기술을 지닌 곳이 새로운 물량을 독차지하게 됐습니다. TSMC와 삼성전자가 사력을 다해 경쟁하는 것도 이런 승자독식 구조 때문입니다.

전통의 강호 TSMC로서는 급격하게 치고 올라온 삼성전자가 신경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치킨게임에서 승리한 대량 생산의 달인입니다. 삼성전자가 평택에 100조 이상을 추가로 투자해 6개 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을 밝히자 TSMC도 가만있을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TSMC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151억 달러(약 16조7600억원)를 대만 현지 생산라인 증설과 연구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35억 달러(3조8900억원)를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투자할 예정이죠. 이 공장은 가장 최신 반도체 공정인 5나노 극자외선(EUV) 생산시설입니다. TSMC가 화웨이와 거래를 끊고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약속을 지킨 것입니다. 바이든 정부가 돼도 미국 내 생산을 요구하는 기조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본 거죠. 미국 내 5나노 공정 생산라인을 설치하는 이유는 전적으로 애플·AMD 같은 기술 탈취에 민감한 핵심 고객사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TSMC의 결정에 뜨금 했을 것입니다. 5나노 이하 미세공정에서 밀리는 거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는 상황에서 TSMC가 엄청난 돈을 투자해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니 삼성전자도 가만히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영업력에 앞선 TSMC가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고 수주영업에 나선 건 삼성전자로선 달가운 일이 아닙니다. 삼성전자가 다음에 꺼낼 카드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 증설로 보입니다. 오스틴 현지에는 이미 부지가 확보된 상태죠.

팹리스들은 두 회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을 원합니다. TSMC에 목매고 싶지 않은 거죠. 삼성전자는 이런 심리를 파고들어야 합니다. 삼성전자는 어떤 카드로 TSMC에 대항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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