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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코로나19로 다급해진 제주항공, 지방은행에 러브콜 보낸 사연은

[취재뒷담화] 코로나19로 다급해진 제주항공, 지방은행에 러브콜 보낸 사연은

기사승인 2020. 11. 1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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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감원 칼바람 부는 항공사<YONHAP NO-2556>
올해 5월 털 빈 김포공항 국내선 모습. /연합뉴스
“특히 항공사들의 경우 뭘 더 믿고 돈을 빌려줘야 할지 참 난감하겠죠. 업황을 보면 당장 자금 회수가 안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한 LCC 관계자가 시중은행 쪽에 운영자금용 대출 문의를 하다 겪은 고충을 자조적인 말투로 털어놓은 얘깁니다.

최근 기안기금 및 정책자금 약 1900억원을 긴급수혈 받기로 한 제주항공은 한 지방은행을 찾아가 대출할 수 있는지 상담받았다고 합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실적이나 재무 건전성 등을 고려해 결정을 보류한 상태”라며 “과거엔 항공사들이 지방은행을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른바 ‘갑을관계’가 뒤바뀐 셈입니다. 재무 안정성이 훼손된 항공사를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축은행 입장에선 항공사 쪽에서 찾아와서 대출해달라고 해도 마냥 웃을 수만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제주항공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항공사들도 처지는 비슷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금난에 벼랑 끝까지 몰리자 예전엔 찾지도 않던 지방은행을 찾아가 대출을 문의한다고 하네요. 과거 지방은행 측에서 항공사의 재무담당자를 찾아가 대출을 권유해도 ‘지방은행에서까지 대출받을 필요없다’며 돌려보내던 때가 있었습니다. 코로나 이전 항공사들이 잘 나가던 시절말이죠. 지금은 반대로 항공사 측에서 지방은행에 찾아와 대출해줄 수 있는지 문의하고, 도리어 지방은행은 보류하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기간산업안정기금도 있지만 시장금리보다 높은 이자비용 탓에 항공사들은 최대한 각자도생으로 버티는 중입니다.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이 수백억원대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에어부산은 LCC 최초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100억원을 확보하는 등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한 LCC 관계자는 “빌려야 하는 자금 규모는 워낙 큰 데 기안기금의 경우 은행보다 금리가 높아 최대한 정부 돈을 빌리지 않으려고 한다”며 “유상증자 외에도 은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부분도 최대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처지가 뒤바뀐 항공업계와 금융회사, 코로나가 바꿔놓은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단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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