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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中 공산당 100주년, 현실 인정만이 미래 보장

[칼럼] 中 공산당 100주년, 현실 인정만이 미래 보장

기사승인 2020. 12. 3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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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찬란하나 부작용 역시 산재
올해는 중국 공산당에게 정말 기념비적인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30년 가는 왕조도 많지 않았던 나라에서 올해 7월 1일 창당 100주년을, 그것도 집권당으로서 맞이하니 진짜 이렇게 단언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중국 공산당은 100년을 골골대면서 맞이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창당 30년도 되지 않았던 1949년 대륙을 통일, 신중국을 건국하는 위용을 이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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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산당에 입당한 베이징의 청년들이 입당 선서를 하고 있다. 올해 100주년 기념식에서도 “공산당이 없었다면 새로운 중국은 없었을 것이다”라는 구호를 외칠 것으로 보인다./제공=런민르바오(人民日報).
이후 시쳇말로 몇 번의 헛발질을 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는 했으나 지금은 40여년에 걸친 개혁, 개방 정책의 성공을 통해 과거 국력을 회복, 명실상부한 G1이 되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14억 중국인들의 상당수가 “공산당이 없었다면 새로운 중국은 없었을 것이다”라는 다소 진부한 구호를 진심으로 외치는 것은 결코 괜한 것이 아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31일 공개 신년사에서 “중국은 이제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풍족한 사회) 시대에 진입한다”라는 요지의 자신감을 피력한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시경(詩經)과 예기(禮記)에 등장하는 샤오캉 다음 단계는 성핑(昇平·태평성대에 진입한 사회) 시대이다. 인간계에서는 달성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유토피아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당정 최고 지도부는 이 시대도 향후 15년 이후에는 달성 가능하다고 기염을 토한다. 한마디로 무릉도원 같은 이상사회를 2035년이면 실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싱크탱크들의 분석에 따르면 경제적 수치만 볼 경우 가능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028년에 미국을 제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질적으로 들여다 보면 중국이 과연 유토피아가 될 것인가 하는 의문은 충분히 들 수밖에 없다. 최근 공안 및 정보기관들이 원작자를 찾아내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는 민중가요의 가사만 하나 소개해도 좋다. “공산당이 없으면 바로 새로운 중국이 올 수 있네. 공산당은 스스로를 부패의 수렁으로 몰아가고 있어. 인민을 죽음의 길로도 몰아가고 있지. 공산당은 깡패와 도적의 소굴까지 만들었어”라는 내용이다. 1억 명에 이른다는 당원들을 펄쩍 뛰게 만들 내용이 아닌가 보인다.

문제는 중국의 현실이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에 있다. 가장 심각한 부패 문제가 그렇다고 해야 한다. 비리로 적발되는 부패 관료나 고위 장성들이 축재한 금액이 상상을 불허하는 것이 현실이다. 웬만하면 수억 위안(元·수백억 원)은 기본에 속한다. 수백kg의 황금이 옵션이라는 말도 할 일 없는 사람들이 웃음을 주려고 하는 개그가 절대 아니다.

빈부격차 역시 기가 찬다. 부유층 1%의 개인 보유 자산이 GDP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면 굳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걸인보다 행복한 부잣집 개나 고양이가 전 대륙에 최소한 수백만 마리에 이른다는 말이 항간에 유행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이외에도 빛이 강렬하면 어두움도 짙다고 미래의 유토피아 중국이 직면한 현안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열악한 환경과 의료, 지하경제와 조폭의 창궐, 노블레스 오블리주 부재, 금전만능 풍조 등을 더 거론하면 중국어로 부성메이쥐(不勝枚擧·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음)라는 단어도 생각날 수밖에 없다. 이 정도 되면 중국은 돈만 넘치는 연옥이라고 해도 좋지 않나 보인다.

“답은 바로 문제에 있다”라는 불후의 진리가 있다. 중국이 유토피아가 아니라 샤오캉 시대에라도 제대로 진입한 국가로 우뚝 서면서 당 창당 100주년을 맞으려면 지금의 현안들에 주목해야 한다. 현실을 인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중국 공산당의 100주년은 허울 뿐인 잔치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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