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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우아한 몸매, 시원한 풍경, 힐링의 시간...제주 오름

[여행]우아한 몸매, 시원한 풍경, 힐링의 시간...제주 오름

기사승인 2021. 01. 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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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다랑쉬오름
다랑쉬오름은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오름의 여왕’으로 불린다.
제주도에서는 눈을 돌리는 곳마다 오름이 보인다. 일종의 기생화산인데 제주도 전역에 걸쳐 368개나 된다. 이러니 제주도는 ‘오름의 땅’이다. 제주도 사람들은 오름 주변에 터를 잡고 밭을 일구고 가축을 키우며 살다가 오름에 뼈를 묻었다. 바이러스로 일상이 꽉 막힌 이후로 오름이 제주여행의 키워드가 되고 있단다. 소규모로 제주도의 독특한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며 ‘힐링’하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이름난 오름 몇 곳 추렸다.

여행/ 용눈이오름
용눈이오름은 능선의 부드러운 곡선이 아름답다.
여행/ 아끈다랑쉬오름
다랑쉬오름에서 본 아끈다랑쉬오름. 맨 뒤로 보이는 것이 성산일출봉이다.
▲ 용눈이오름·다랑쉬오름

제주시 구좌읍의 용눈이오름(247.8m)과 다랑쉬오름(382.4m·월랑봉)은 ‘예뻐서’ 인기가 있다. 용눈이오름은 능선의 곡선이 아름답다. 여행자는 물론 사진작가도 많이 온다. 18년간 오름과 제주도의 자연을 카메라에 담다가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난 사진작가 고(故) 김영갑(1957∼2005)이 가장 사랑한 오름이기도 하다. 겉에서 보면 밋밋한데 올라서면 오름이 거느린 곡선에 눈이 즐겁다. 분화구가 세 개. 독특하고 매끄러운 곡선은 세 차례 이상의 분화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들머리에서 걸어서 10여 분이면 정상에 닿는다. 능선의 경사가 완만해 큰 힘도 안든다. 다만 2월 1일부터 2023년 1월 31일까지 자연휴식년제에 들어간다. 제주의 오름 중에선 송악산, 물찻오름(제주시 조천읍), 도너리오름(서귀포시 안덕면), 문석이오름(제주시 구좌읍), 백약이오름(서귀포시 표선면) 등 6곳이 현재 자연휴식년제에 있다.

다랑쉬오름은 자태가 우아하다. 멀리서 보면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있어 ‘오름의 여왕’으로 불린다.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30여 분이면 닿는다. 경사가 조금 가파르긴 하지만 힘이 부칠 정도는 아니다. 탐방로가 잘 정비돼 있다. 탐방로 들머리에는 삼나무, 편백나무, 해송이 숲을 이룬다. 분화구도 볼만하다. 깔때기 모양으로 가운데가 우묵하게 푹 꺼졌고 크기도 크다. 높은 만큼 정상의 전망도 좋다. 제주도 북쪽 해안에서 서남쪽 해안까지 보인다. 사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랑쉬오름 정상에서 아끈다랑쉬오름(198m)을 찍는다. 해 뜰 무렵에 아끈다랑쉬오름의 분화구 가장자리가 볕을 받아 반짝이면 거대한 ‘황금 띠’가 만들어진다.

여행/ 노꼬메오름
노꼬메오름에서 본 한라산.
▲ 노꼬메오름

제주시 애월읍의 노꼬메오름(833m·녹고메)은 한라산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상에서 보이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한라산의 서남쪽 능선 풍경이 장관이다. 어승생악을 비롯해 백록담과 영실 방향의 능선까지 보인다. 기상악화로 한라산 등반이 통제됐을 때 노꼬메오름에 올라 아쉬움을 달래는 사람들도 있단다. 특히 겨울의 설경이 백미다. 한라산과 노꼬메오름 사이에는 숲 평원이 펼쳐진다. 시야가 탁 트이니 한라산이 코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오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제주도 동부지역의 대표오름으로 다랑쉬오름을, 서부지역에선 노꼬메오름을 꼽는다. 노꼬메오름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약 2.4km. 정상까지 약 1시간 걸린다. 중간중간 경사가 가파른 구간이 있어 눈 내린 후에는 아이젠을 챙겨야 한다.

여행/ 따라비오름
따라비오름에 오르면 제주도 중산간 지역의 목가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 따라비오름

서귀포시 표선면의 따라비오름(342m)은 제주도 중산간 지역의 목가적 풍경을 보여주는 오름이다. 조선시대 1등급말인 갑마(甲馬)를 사육하던 목장이 일대에 있었다. 제주마는 고려시대부터 임금에게 조공으로 바쳐졌다. 공마제도가 폐지된 조선후기까지 제주도 중산간 지역에는 갑마장이 있었다. 따라비오름을 포함해 큰사슴이오름, 번널오름 등을 꼭짓점으로 하는 너른 평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따라비오름 정상에 오르면 광활한 초지가 펼쳐진다. 목장과 목장의 경계를 표시한 돌담(잣성)과 삼나무도 보인다. 따라비오름 자체도 볼거리다. 세 개의 분화구가 연결된 덕에 능선의 곡선이 예쁘다. 들머리에서 정상까지는 약 20분 거리다. 갑마장 터 일대에 조성한 ‘갑마장길’이 따라비오름을 지난다. 사람들은 목장과 초지를 지나고 오름에 올라 대평원을 굽어보며 ‘힐링’한다.

여행/ 거문오름
거문오름 ‘분화구코스’에서 볼 수 있는 화산탄
▲ 거문오름

제주시 조천읍의 거문오름(456m)은 제주도의 오름 가운데 유일하게 탐방예약제를 운영한다.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거문오름 용암동굴계)에 등재된 덕이다. 그만큼 화산폭발의 흔적과 식생이 잘 보존됐다.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이 제주도 북동쪽 김녕 방향으로 흐르면서 10여 개의 용암동굴을 만들어 놨다. 이 가운데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이 거문오름과 함께 총체적으로 세계자연유산에 지정됐다. 홈페이지에서 탐방일 1개월 전부터 예약 가능하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30분 간격으로 탐방이 진행된다(화요일은 불가). 팀방 코스는 분화구 안쪽을 탐방하는 분화구코스(2시간 30분)와 분화구의 능선을 따라 트레킹을 하는 정상코스(1시간 30분)로 나뉜다.

해설가가 동행하는 분화구코스가 흥미롭다. 거문오름의 분화구 둘레는 약 4.5km에 달한다. 한라산의 분화구 둘레 약 1.7km보다 약 2.5배 이상 길다. 그만큼 거대한 폭발이 있었다. 화산폭발과 관련한 흔적들이 눈길을 끈다. ‘숨골’은 적은 양의 용암이 지표면을 뚫고 나올 때 생긴 동굴이다.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형성된 용암협곡이나 거대한 화산탄도 볼 수 있다. 2차대전 당시 일본군 진지로 사용된 동굴, 숯가마터도 나온다. 정상코스는 자유탐방이 가능하다. 전망이 좋다. 거문오름의 분화구는 9개의 봉우리로 이뤄졌다. 능선을 따라가면 제주도 동부지역의 오름들도 볼 수 있다.

여행/ 군산오름
군산오름에서 본 산방산
▲ 군산오름

서귀포시 안덕면의 군산오름(335m)은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일출은 겨울에 볼 수 있다. 정상에서는 제주도의 풍경이 360도로 펼쳐진다. 한라산 전체가 오롯이 보인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숱한 오름들이 자리를 잡은 풍경도 멋지다. 몸을 돌리면 섶섬, 문섬, 범섬, 형제섬, 가파도, 마라도까지 서귀포 앞바다의 풍경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산방산도 코앞에 있다. 오르기가 수월하다. 주차장에서 10여 분만 걸으면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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