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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로나시대 쉼이 필요하다면, 송파둘레길로

[칼럼] 코로나시대 쉼이 필요하다면, 송파둘레길로

기사승인 2021. 01.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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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송파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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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송파구청장
집콕족, 확찐자, 코로나블루, 언택트.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1년간 새롭게 생겨나거나 사용이 늘어난 신조어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감염병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 준다.

장기화된 감염병 사태로 생활 전반이 달라졌지만, 무엇보다 힘든 건 외부 활동이 쉽지 않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해외여행은 물론이고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조차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계속 집콕족으로만 남을 수는 없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굳이 먼 지역까지 갈 필요 없이 안전하고 유익하게 재미와 휴식을 취할 방법이 있다.

◇서울서 보기 드문 ‘물길’

송파둘레길을 걸어볼 것을 추천한다. 송파둘레길은 서울에서는 보기 드문 ‘물길’이다. 현재 서울 시내의 대부분의 둘레길은 산이나 공원을 활용해 코스가 구성된 경우가 많다. 8개 코스인 서울둘레길 역시 남산, 인왕산 등 서울의 산을 중심으로 조성했다.

반면 송파둘레길은 송파구 외곽을 따라 흐르는 한강, 탄천, 장지천, 성내천을 잇는다. 각 하천을 따라 코스가 구성돼 있다. 도심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성내천 코스(6㎞), 작은 숲 속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장지천 코스(4.4㎞), 탄천생태경관보전지역을 끼고 있어 천혜의 생태환경을 만날 수 있는 탄천 코스(7.4㎞), 휴식과 레저 중심의 한강 코스(3.2㎞)다. 전체 21㎞ 구간 중 장지천 코스 일부를 뺀 모든 코스가 수변길이다. 각박한 도시에 거주하며 일상의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큰 정서적 위로를 준다.

구청장 취임 이후 지난 2년 여 간 송파둘레길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노후한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를 정비하고 벤치, 운동기구 등 각종 편의 시설을 보강했다. 곳곳에 꽃과 나무를 꽃을 심어 아름답게 꾸미고 야간조명을 뽐내는 은하수산책로를 비롯해 메타세콰이어길, 벼농사체험장, 유아숲체험원 등 이색 공간을 만들었다.

지난해 11월에는 50여 년간 단절돼 있던 탄천구간 연결을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사업이 마무리되면 진정한 의미의 순환형 둘레길이 완성된다. 시작점과 종착점이 따로 없기 때문에 지하철 2호선처럼 이동하다 보면 첫 지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 송파구 관내 지하철 어느 곳에서든 하차해 걸어서 10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다. 장지천 코스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오롯이 평지로 이어져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큰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무엇보다 각 코스별로 입맛에 맞는 여행이 가능하다. 한강과 탄천의 장엄한 수변 풍경, 성내천과 장지천은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다. 얕은 물길 따라 떼를 지어 몰려드는 자연산 잉어, 송사리와 함께 운이 좋다면 중대백로, 흰목물떼새, 황조롱이 등과 같은 귀한 동물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성내천 코스에 있는 방이습지는 서울에서 몇 안 되는 귀한 습지이다. 좀처럼 보기 힘든 맹꽁이와 논병아리 등이 서식하고 있어 2002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건강하게 보존된 습지생태를 도심에서 체험하는 이색경험이 가능하다.

◇주변명소·전통시장 연결

둘레길을 걷다가 지겨워지면 송파의 주요 명소와 전통시장을 찾아도 좋다. 석촌호수, 롯데월드, 몽촌토성, 로데오거리, 가락시장, 신천맛집골목, 올림픽공원 등이 송파둘레길과 연결된다.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송파의 지역자원을 하나로 묶는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매력 덕분에 입소문이 나면서 인근 강남, 서초, 강동 지역은 물론이고 주말이면 경기 남양주, 하남, 성남 등지에서도 많은 주민들이 방문한다.

개인적으로도 평소 송파둘레길을 자주 찾는다. 그때마다 생각나는 말이 있다. ‘강과 산에는 주인이 따로 없다. 보고 느끼면서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주인이다.’ 법정 스님의 말이다. 이 말처럼 송파둘레길을 걸으며 이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즐겨보면 어떨까. 자연을 느끼고 즐기며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는 길, 송파둘레길이 코로나시대 새로운 쉼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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