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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허리띠 졸라맸는데…가맹점 수수료 인하 우려에 애타는 카드사

[취재뒷담화]허리띠 졸라맸는데…가맹점 수수료 인하 우려에 애타는 카드사

기사승인 2021. 02.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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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카드사들이 지난해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이를 반기기보단 속만 태우고 있습니다.

실적이 좋았던 것은, 경기가 좋아 매출이 늘어난 게 아니라 코로나19 여파에 쓸 돈을 안 쓰고 아낀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수수료에 반영되는 적격비용 산출 과정에서 또다시 수수료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이익공유제에 대한 요구가 카드사에도 미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카드업계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 겨우 곳간을 채웠는데, 그걸 또 비우라는 얘기라며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4000억원에 이르는 순익을 기록했습니다. 전년과 비교해 16%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현대카드 역시 56% 급증한 2600억원에 달하는 순익을 달성했습니다. 다른 카드사들도 2019년보다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삼성카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 레저 업종에서의 부가서비스 비용 등이 줄면서 판관비가 감소한 게 호실적의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카드사들은 지난해 과거와 달리 마케팅 비용이 크게 줄었습니다. 코로나19 여파에 해외여행이나 휴가, 레저 관련 이벤트가 전무했기 때문입니다. 이벤트에 들어갈 비용이 줄어든 만큼 순익이 늘어난 것입니다. 이에 카드사들은 지난해 실적은 ‘불황형 흑자’라며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시각은 다른 듯합니다. 카드사들이 돈을 잘 벌었으니 그만큼 내놓는 게 맞다는 얘기입니다. 또 10조원이 넘는 재난지원금이 카드사 매출 확대에 기여한 만큼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실상과는 먼 주장입니다. 카드사들이 재난지원금을 통해 매출을 올릴 수는 있지만, 이게 전부 순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재난지원금 사용처 대부분이 영세 가맹점인데, 영세가맹점의 결제 수수료는 이미 원가 이하라고 카드사들은 설명합니다. 즉 재난지원금을 통해 돈을 번 게 아니고, 재난지원금 지급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되레 돈을 더 썼다는 입장입니다.

카드업계는 2012년 이후 3년마다 가맹점 수수료를 내려왔습니다. 카드사는 결제사업에서는 매년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이를 카드론 등 신용사업이나 할부금융 부문에서 채워왔습니다. 2018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 이후에는 카드사들은 인원을 줄이고, 경쟁력인 부가서비스까지 없애며 비용을 줄였습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를 한 번 내리게 되면 다시는 올릴 수 없다”라며 “수수료 인하 결정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번 적격비용 산출 과정에서는 카드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어려움도 충분히 고려돼야 카드사의 우려도 덜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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