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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관계, 조급증 버리면 더 큰 그림 보일 것

[사설] 북·미관계, 조급증 버리면 더 큰 그림 보일 것

기사승인 2021. 02. 1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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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관련해 “주어진 시간 내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서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더라도) 차근차근 접근해 달라”고 당부했는데 지난달까지도 ‘속도감’을 강조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서둘지 말라”는 말은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미 관계의 성과를 내기 위해 조급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막 출범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을 여유를 갖고 살핀 후에 주변국과 협력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뜻도 된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서두른다고 북·미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을 문 대통령이 인지했다고 봐야 한다.

주목할 것은 한·미동맹 강조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성공하려면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 바이든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동안 이견이 표출돼 한·미동맹에 우려의 소리가 여러 번 나왔는데 대통령이 외교부 장관에게 공개적으로 한·미동맹을 강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분위기다.

미국은 북한보다 한·일 갈등을 더 걱정한다고 한다. 미국에 한·일, 한·미·일 협력이 극히 중요하다는 뜻이다. 미국이 한국에 한·일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미국은 한·일 갈등에 한국만 압박할 게 아니다. 한국에 대해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오히려 일본을 압박해야 매듭이 풀린다. 정부도 이런 미국의 조치를 미국에 당당하게 요구할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이 미국 정부에 대북정책이 특정 방향으로 가도록 요구하지 않고 미국과 공조하겠다는 것은 일단 옳은 방향이다. 미국과 한국, 일본은 북한과 동북아 문제에 보폭을 맞추며 공동 이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한·일, 한·미·일 관계가 강화되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성과에 대한 조급증을 버리면 더 큰 그림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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