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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얀마 유혈사태, 정치권이 규탄결의안 내야

[사설] 미얀마 유혈사태, 정치권이 규탄결의안 내야

기사승인 2021. 02. 2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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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반민주적 집권세력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이 경찰과 군대의 폭력적 진압에 막히는 안타까운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홍콩 사태에 이은 최근의 미얀마 유혈사태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산업화와 민주화에 모두 성공한 모델로 평가받는 우리의 정치권도 이런 사태에 침묵하지 말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그래야 동병상련의 이웃을 도울 수 있고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도 확고해진다.

미얀마 경찰의 발포로 쿠데타 반대시위에 참여했던 시민이 사망하는 유혈사태에 한국 외교부가 21일 우려를 표명하는 대변인 성명을 낸 것은 이런 점에서 다행이다. 이 성명에서 외교부는 “미얀마 국민들의 집회와 표현의 자유가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면서 시위대를 향한 폭력사용의 자제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군사 쿠데타로 미얀마의 합법적 정부가 전복되고 이에 저항하는 시위대가 물대포에 이어 실탄의 발사로 사망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광주민주화운동 등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집회와 시위에서 피를 흘렸던 적이 있어서 한국인에게, 특히 민주화 운동에 깊이 개입했던 정치권 인사들에게 민주화의 가시밭길을 걷는 미얀마의 사정은 남의 일 같지 않다.

이제 한국 정부와 정치권도 미얀마 사태와 같은 국제사회의 ‘민주주의’ 문제들에 대해 한국의 높아진 경제적 위상에 맞게 미국이나 EU 등의 뒤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발언하면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선도해나가야 한다. 그래야 최근 언급되고 있는 주요 민주주의 국가 연합체인 D10과 같은 체제가 만들어질 때도 주요 참여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후발국가가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도 쉽지 않지만 서구와 같은 민주주의 체제를 확립시키는 것도 지난한 일이라는 것이 미얀마 유혈사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광주민주화운동과 같은 아픔을 겪으면서 산업화뿐만 아니라 민주화에도 성공한 우리 정치권이 이런 사태를 비판하는 규탄결의안을 내기 바란다. 이를 통해 민주주의라는 중요한 가치를 다지고 국제사회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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