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자의눈]코로나19 금융지원이 금융권 폭탄 돌리기 안 되려면...

[기자의눈]코로나19 금융지원이 금융권 폭탄 돌리기 안 되려면...

기사승인 2021. 03. 02. 19: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결국 이자상환 유예 조치도 6개월 연장됐다. 금융권은 코로나19 금융지원과 관련해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 등은 지속해야 한다면서도, 리스크 관리와 한계기업에 대한 필터링 차원에서라도 이자상환 유예 조치는 그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금융권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금융권은 연장 조치가 끝나는 9월 이후 리스크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이자상환 유예가 1640억원 수준으로 전체 지원 실적의 3%이고, 관련 대출 잔액도 3조3000억원 규모로 위험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권은 이는 대출의 질을 고려하지 않은 안이한 판단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코로나19발 경기위축으로 일시적인 자금경색을 겪는 경우엔 정상기업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규모를 떠나 이자마저 못 낸다는 기업은 정상기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자 상환을 유예하는 대출은 부실 대출도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3조3000억원 규모 중 30%만 터져도 전체 금융권에서 작지 않은 규모인 데다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현재 은행권 NPL비율은 1% 미만으로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대출 부실화가 현실화되면 1%를 훌쩍 넘길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금융위원회는 위험이 크지 않다는 근거로 이자상환유예 신청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역시 금융권은 다른 입장이다. 경기상황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하지 않는다면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위기 기업들은 또 여러 금융사에 돈을 빌린 경우가 다반사인데, 한계 기업들이 연쇄 도산하게 되면 결국 금융권 리스크도 동시 다발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인사는 “이자상환 유예조치 연장은 ‘언 발에 오줌누기’ 정책일 수밖에 없다”면서 “리스크가 금융권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는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 연장이 ‘폭탄 돌리기’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우량기업과 한계기업을 금융권이 적절하게 분류할 수 있도록 하고, 이자 상환도 못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신속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의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