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박현주의 믿을맨들…‘5인 5색’ 리더십

박현주의 믿을맨들…‘5인 5색’ 리더십

기사승인 2021. 03. 04.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미래에셋창업 25년, 박현주의 빛과 그림자]
평균 재직기간 21년 6개월
미래혁신 성장 원동력 갖춰
정통영업맨·해결사 최현만
계열사 시너지, 동력 발굴
IB통·소통의 왕 조웅기
한국의 골드만삭스 도전
clip20210303182211
clip20210302181503
‘평균 재직기간 21.6년.’ 박현주 미래에셋 그룹 회장이 ‘믿을맨 5인’을 곁에 둔 시간이다. 이들은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하만덕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부회장, 정상기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부회장이다. 박 회장의 최측근이자, 미래에셋의 주요 계열사를 이끄는 핵심 인물이다.

박 회장은 조직의 성장을 위해서는 ‘인재’가 필수라고 봤다. “CEO가 하는 일은 좋은 사람을 골라 그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란 게 그의 경영 원칙이다. 미래에셋이 재계 19위로 올라설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박 회장의 용인술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단기간 성과로 교체되는 일반 기업과는 결을 달리한다. 경쟁그룹인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김남구 회장의 최측근인 유상호 부회장이 15년, 이강행 사장이 18년을 함께 일했는데, 이와 비교해도 길다. 그만큼 부회장들에 대한 박 회장의 신뢰도 깊다. 사실상 미래에셋의 청사진을 그리는 핵심 인물들로, 미래에셋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어벤져스’인 셈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5명의 부회장이 각각 부문별 경영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각각의 리더십도 색깔이 다르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미래에셋에 몸 담은지 올해로 24년째로 부회장들 가운데 가장 오래 됐다. 1961년생으로 전남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원증권 등을 거쳐 1997년 미래에셋에 합류했다. 동원증권에서 대리로 근무하던 시절 박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박 회장이 해당 지점장을 맡게 되면서다. 박 회장은 최 수석부회장의 영업 능력을 눈여겨봤고, 이후 최 수석부회장을 지점장으로 발령내기도 했다. 이 인연으로 최 수석부회장은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로 발탁됐고, 미래에셋벤처캐피탈,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등 주요 계열사의 대표 등을 역임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성실한 실천’을 좌우명으로 삼는 정통 영업맨이다. 직접 지점을 돌아다니고 직원들을 다독이며 ‘어머니’ 같은 리더십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최 수석부회장은 박 회장과 오래 합을 맞춰온 만큼 미래에셋의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과거 지지부진하던 미래에셋생명의 IPO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 2016년 통합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할 당시 대표이사로 온 이후 현재까지 미래에셋대우에 소속돼 있다. 박 회장이 국내 경영에서 손을 뗀 만큼 최 수석부회장은 국내 사업을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사실상 미래에셋의 국내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각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신성장동력 발굴 등을 고민해야 한다.

조웅기 부회장은 지난 1999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마케팅팀장으로 합류했다. 1964년생인 조 부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하나은행에 근무했는데, 이 때 미래에셋의 ‘박현주 펀드’의 마케팅을 맡았다. 박 회장의 인사이트와 미래에셋의 비전을 높게 평가하면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래에셋증권 IB본부장, 리테일사업부 사장, 대표이사 등을 맡으면서 미래에셋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IB통’인 조 부회장은 현재 미래에셋대우의 IB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이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크지만, ‘한국의 골드만삭스’로 만들겠다는 박 회장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나아가야 할 길이 멀다.

전주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동원증권, 한남투자신탁 등을 거쳐 199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합류했다. 1962년생으로 박 회장과 광주제일고 동문이다. 올해로 23년째다.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WM·연금·ETF 마케팅부문 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2018년부터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외향적인 성격인 최 부회장은 직원들의 경조사도 모두 챙겨줄 정도다.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이끌면서 해외투자 확대 등 자산운용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상기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부회장은 전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1998년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 관리본부장으로 근무했다. 정 부회장은 일처리가 꼼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격도 안정적이고 차분하다고 한다. 대체투자 업무를 오래 맡았으며,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에서도 대체투자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등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에서도 미래에셋의 입지를 다져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만덕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부회장은 소위 말하는 미래에셋 창립 멤버는 아니다. 현재 5인의 부회장단 중에서 초창기 멤버가 아닌 건 하 부회장이 유일하다. 하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부산대 불어불문과를 졸업했다. 소탈한 성격으로 직원들에게도 동네 이웃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 부회장이 미래에셋에 몸을 담게 된건 미래에셋생명의 전신인 SK생명이 미래에셋에 인수된 2005년부터다. 당시 SK생명 FC영업본부장이었던 하 부회장은 미래에셋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보이며 박 회장의 눈에 들었다. 지난 2011년부터 미래에셋생명 대표를 맡았으며, 올해부터는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이끌게 됐다. 특히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새로 출범하게 되는 상황인 만큼 소프트랜딩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이 하 부회장을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보낸 것은 하 부회장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이 5인 부회장 체제로 잡음없이 운영될 수 있는 건 박 회장의 철학 때문이다. 박 회장은 조직원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최고경영자는 전략을 제시하는 등 큰 그림을 그리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부문별로 각자 대표체제를 두고 각 부문안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라며 “이것이 미래에셋 성장의 원동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