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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파문’ 이후 장편 펴낸 신경숙 “과거 허물 무겁게 등에 지겠다”

‘표절 파문’ 이후 장편 펴낸 신경숙 “과거 허물 무겁게 등에 지겠다”

기사승인 2021. 03. 0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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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아버지에게 갔었어' 출간..."앞으로도 새 작품 써 갈 것"
신경숙 제공 창비
소설가 신경숙<사진>이 표절 파문 이후 6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창비)를 펴냈다.

신경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3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제 허물과 불찰을 무겁게 등에 지고 앞으로도 새 작품을 써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시 한 번 제 부주의함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문학은 제 인생의 알리바이 같은 것이기 때문에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제 마음이다”고 말했다.

신경숙은 2015년 단편 ‘전설’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과 유사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돼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2019년 중편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를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당시 지면을 통해 사과를 표한 적은 있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젊은 날에 저도 모르게 저지른 잘못 때문에 저 자신도 발등에 찍힌 쇠스랑을 내려다보는 심정으로 지냈다”며 “독자분들을 생각하면 낭떠러지 앞에 서 있는 거 같기도 하고 가슴이 미어졌다”고 얘기했다.

이어 “작가니까 작품을 쓰는 일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심중의 말을 정확히 다 표현할 수 없으니까 글을 쓴다. 작품을 계속 쓰면서 독자분들께 드렸던 실망을 갚아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신경숙의 신작 출간은 단행본으로는 8년 만이며 장편으로는 11년 만이다. 2008년 출간돼 41개국에 번역 출판되는 등 큰 성공을 거둔 대표작 ‘엄마를 부탁해’에서 엄마 이야기를 풀어냈던 작가는 이번에 아버지 이야기로 돌아왔다.


아버지에게갔었어 제공 창비
‘아버지에게 갔었어’./제공=창비
‘아버지에게 갔었어’는 엄마가 입원하자 J시 집에 홀로 남게 된 아버지를 ‘나’가 돌보러 가면서 시작된다.

아버지는 한국전쟁 트라우마로 고통받아왔으며, “젊은 날에 당신의 새끼들인 우리가 음식을 먹는 걸 보면 무서웠”지만 그것이 도리어 살아갈 힘이 됐다고 말하는, ‘아버지’ 하면 으레 떠오르기 마련인 가부장적인 억압과는 완전히 거리가 먼 인물이다.

아버지의 삶 속에는 근 70년의 한국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소설은 가족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아픈 역사 속에 내던져진 인간 내면의 깊이를 보여준다.

신경숙은 “이 세상에 아무 이름 없이 살아가는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헌사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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