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설] 한·미 방위비 타결, ‘가치동맹’ 출발점 돼야

[사설] 한·미 방위비 타결, ‘가치동맹’ 출발점 돼야

기사승인 2021. 03. 08. 19: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1년 넘게 끌어오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46일 만에 타결돼 동맹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외교부는 워싱턴에서 7일 열린 11차 분담금 협상에서 양국이 “원칙적 합의”를 이뤄졌다고 밝혔고 미 국무부는 이번 합의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한·미 간 민감한 외교 현안이 해결된 것은 다행이다.

양측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는데 17일~18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 때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미 국무부가 “의미 있는 증액”이란 표현을 쓴 걸 보면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제안했던 13% 인상보다 많을 것이다. 미 언론은 한국의 국방예산 확대와 무기 구입을 언급했는데 액수가 늘었다는 뜻으로 보인다.

방위비 협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5배 인상을 요구해 2020년 한 해 동안 표류했는데 이번에 금액을 타결하고 협상 유효기간도 1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분담금은 인상 폭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한·미가 이견 조정을 통해 동맹을 견고히 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미 일본과도 방위비 협상을 마쳐 동맹 복원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협상 타결로 미국의 한국에 대한 요구도 커진다고 봐야 한다. 미국은 273억 달러를 들여 일본과 필리핀을 연결하는 중국 미사일 포위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일본·호주·인도도 ‘쿼드’라는 이름으로 중국을 압박한다. 한국은 불참하고 있는데 미국이 참여를 요구할 게 분명하다. 이 경우 안보와 민주, 인권 가치 실현을 위한 요구라 거부하기 힘들 것이다.

한·미동맹이 공동의 가치와 이익을 추구하는 ‘가치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게 바이든 행정부 생각이다. 한국도 방위비 협상 타결 배후의 이런 미국 바이든 정부의 생각을 헤아려야 한다. 북핵에서부터 대북제재, 대북 경제협력, 북한 인권 등 한·미 간 생각이 다른 게 많은데 동맹 복원 차원에서 방향이 같아야 한다. 분담금 타결이 가치동맹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