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홍성걸 칼럼] 후보단일화의 진정한 의미

[홍성걸 칼럼] 후보단일화의 진정한 의미

기사승인 2021. 03. 08. 18:5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4.7 보궐선거의 서울시장 범야권 후보 경선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3월 8일 발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두 후보가 단일화되면 누가 나서도 모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지만, 만일 각각 출마한다면 모두 10% 포인트 내외 차이로 박 후보에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퇴 직후 이뤄진 조사여서 그 영향을 배제할 수 없으나 단일화가 아니면 이길 수 없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선거 한 달을 남긴 3월 7일, 두 후보 단 둘이 만나 90여 분간 맥주잔을 기울이며 단일화의 필연성과 시기, 실무협상 관련 내용을 포함해 여러 얘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분위기가 좋았다고 하지만 세부 논의단계에 들어서면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관철시키려는 샅바 싸움으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이 틀림없다.

문제는 후보단일화만 이루면 그들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함께 지지해줄 것인가의 여부다. 무엇보다 정치판의 단일화 협상은 ‘1+1’이 ‘2’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작금의 상황은 윤석열 총장의 사퇴와 함께 LH공사 직원들의 신도시 부동산 투기라는 초대형 악재가 터져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정부의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준 결과이다. 하지만 보궐선거는 지금 당장이 아니라 한 달 후라는 점에서 상대의 실책에만 편승해 승리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후보단일화는 오세훈, 안철수 두 사람만의 1회성 단일화에 그쳐서는 의미가 없다. 보다 근본적으로 이번 후보단일화는 지난 4년간 문재인정부의 실정과 부패, 무능을 심판하고 나라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정치판 갈이의 시작이어야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의 후보단일화는 서울시장은 물론, 내년 대선에서의 보수와 중도 유권자를 묶어 정권교체를 이루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

솔직히 국민은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의 문구나 시기, 방법에 큰 관심이 없다. 그보다는 이번 단일화 과정이 지긋지긋했던 문재인정권 4년의 적폐를 청산하고 젊은 세대들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유능한 보수중도 정치세력 탄생의 계기가 될 수 있느냐의 여부에 더 큰 관심이 있다.

두 사람이 큰 잡음 없이 흔쾌히 합의하여 멋진 경쟁을 통해 후보단일화에 도달한다면 그동안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실망했던 유권자들도 이들이 함께 만들어 갈 미래에 작은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의회권력과 지방권력에 대통령권력까지 거머쥐고 모든 정책과 입법을 좌지우지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할 수는 없다.

보다 근본적으로 안철수 후보는 제2의 3당 합당이라 부를 만한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안 후보는 자신의 정치노선이 국민의힘과 다르며 함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3당 합당을 결행할 당시 YS가 민정당과 노선이 같아서 합당을 결행했을까. 그는 당시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고 자신의 결단을 표현했었다. 3당 합당은 그 길만이 이 땅에 궁극적인 민주주의 실현과 문민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었던 YS에 의해 가능했고, 그것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열었다. 안 후보에게 묻는다. 국민의힘이 당시 전두환, 노태우정부의 민정당보다 더 함께할 수 없는 정당인가.

지금 대한민국은 무슨 짓을 해도 자기들은 정의롭고 공정하다고 믿는 사람들에 의한 극단적 패거리정치로 인해 70년 쌓아온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있다. 보수중도세력의 그 누구라도 서로 협력하고 양보해 다시 이 나라의 미래를 밝혀야 한다. 오세훈, 안철수, 두 사람의 결단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무엇을 망설이는가.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