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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 떠나 ‘휑’ 발리,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기 힘들 듯

여행객 떠나 ‘휑’ 발리,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기 힘들 듯

기사승인 2021. 03. 1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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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이후 관광객 입국 없어
관광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지역경제 다시 살리기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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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관광산업이 다시 살아날 희망이 줄어들고 있다. 발리의 한 식당에서 직원이 빈 테이블을 청소하고 있다./제공=게티이미지)
매년 수백만 명의 여행객으로 붐볐던 휴양지 발리가 다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란 절망에 빠져있다. 발리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매년 약 100만 명의 호주인들이 방문했던 최고의 해외 여행지지만 코로나19로 일부 휴양지는 인적이 모두 끊겼다. 한때 관광객들로 붐볐던 덴파사르 공항터미널에는 에어컨 덜컹거리는 소리만 남아 있다.

호주 공영방송 ABC는 최근 발리의 현재 모습을 담은 3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방송은 한때 최고의 휴양지였던 발리가 어떻게 폐허로 변했는지, 이전의 영광스러운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고 믿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담았다.

발리는 경제의 80%가 관광에 의존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민들은 이 섬을 오랜 동안 유지해온 진실, 즉 “발리 경제가 관광에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됐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이 끊기며 현지인 중 일부는 고향 마을로 돌아갔고, 다른 일부는 보트 관광지로 사용했던 곳에서 해조류 농사를 짓고 있다.

매트 데이비스 ABC 기자는 “여기서 국제공항을 거닐다 보면 정말 초현실적인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신들의 섬’으로 들어오는 국제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던 공항이 너무 조용해서 에어컨 소리만 들린다는 것이다.

쿡 에이스 발리 부지사는 “2020년에 약 700만 명의 방문객이 덴파사르 공항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코로나19와 같은 사태에 그 누구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쿡 부지사는 “방문객 수는 0명으로 떨어졌다. 발리로 오는 비행기도 전혀 없다. 관광산업이 멈춰 섰을 때, 우리 모두는 그 영향을 절실히 느꼈다”고 하소연했다.

2002년 구타 폭탄테러·아궁산 화산 폭발과 같은 여러 위기를 극복한 역사가 있는 발리지만 현지인들은 발리가 회복할 수 없을 것이란 절망에 빠져있다. 방송은 한 카페 주인이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는 유령마을 같다”며 “번잡하고 교통체증이 심한 발리가 그립다”고 안타까워 하는 모습을 전했다.

10년 전 발리의 관광붐이 본 섬에서 센 닝안, 누사 렘봉안 섬으로 확대되었을 때, 전 세계에 발리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매일 20여 척의 보트에 짐을 싣고 섬으로 몰려든 관광객들로 숙박업소·식당·바닷가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발리는 두 척의 보트만 운행되고 있을 뿐 호화로운 선착장들은 황폐하게 버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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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떠난 발리 해변에 플라스틱 쓰레기와 다른 쓰레기들만 남겨져 있다./제공=게티 이미지
현지 호텔업주 트로이 싱클레어는 “지난 5년간 누사 렘봉안이 관광객들에게 알려지며 섬 전체가 관광업에 종사했다. 하지만 지금은 관광객이 없는 현실을 피부로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개월 내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입국시 바이러스 음성판정을 받을 경우 발리를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산디아가 우노 인도네시아 관광장관은 호주가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과 함께 발리로 다시 관광객을 보내기를 희망하는 여러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우노 장관은 아직 호주 정부는 아니지만, 자카르타 주재 호주대사에게 이 같은 구상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주인들이 조만간 다시 발리 쿠타 해변으로 여행을 가기 위해 짐을 꾸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 금지조치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발리 역시 3만4000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인도네시아 정부의 백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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