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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자연미’추구하던 독일에서 성형수술이 급증한 이유는?

[월드&]‘자연미’추구하던 독일에서 성형수술이 급증한 이유는?

기사승인 2021. 03. 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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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중부지역에 사는 21세 대학생 자이벨은 최근 들어 하루에도 여러 번 거울을 들여다보며 코를 만져본다. 10개월 전 코 성형수술을 받은 자이벨은 수천 유로의 비용을 들인 성형수술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 1년간은 그에게 성형수술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시기였다. 밖에서 마스크를 써도 어색하지 않고 대학 강의도 온라인으로 하고 있어 대면 접촉이 최소화된 덕분이다.

“처음 붓기가 심했을 때는 봉쇄령이 내려진 현실에 마음이 놓였어요. 온라인 강의 때는 화면을 꺼놓고 있어도 돼서 눈에 띄지 않았고요. 누군가 주말에 만나자고 하면 편찮은 할머니댁에 가야된다고 말했어요. 수긍할 수 있는 이유였으니까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더라고요.”

유례 없는 코로나19 대유행은 성형에 보수적인 독일에 뜻밖의 ‘성형 붐’을 불러왔다. 자연스러운 외모와 다양성을 추구하는 독일은 성형수술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다. 그만큼 부정적인 시선도 많은 편이었다.

지난해 독일 유력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한국인들은 성형수술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슈피겔은 “그에 비해 독일에서는 성형수술을 하기 전에 외모와 관련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지를 신중히 고민하고, 또 수술을 해야 하는 합당한 이유를 찾는다”고 비교했다. 또 “한국인들은 외모에 대한 압박이 커서 취업시장에서도 외모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서구권에서는 이를 도덕적 나침반이 부족한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이 성형욕구를 일깨운 건 독일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독일 미용성형외과의사협회(VDAEPC)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첫 봉쇄령 이후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성형수술 매출은 20% 이상 증가했다.

성형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성형을 꺼리는 듯 하던 독일인들에게 봉쇄기간은 ‘몰래’ 달라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이다. 정신분석학자 아다 보르켄하겐은 “성형수술에 부정적인 편인 독일 사람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이용해 수술 후 흉터와 멍 자국을 감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치 누에가 고치에 숨은 후에 나비로 변신하듯 성형수술을 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독일인들의 성향과 폐쇄적인 시기가 잘 맞아떨어졌다”고 풀이했다.

코 성형수술 전문의 스테판 마스는 성형수술이 급증한 이유에 대해 “화상회의가 보편화되면서 카메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 만족스럽지 않은 외모에 충격을 받아 성형수술 혹은 지방흡입수술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사회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주로 타인의 얼굴을 보던 사람들이 이제는 오히려 본인의 외모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마케팅 전문가인 아니타(36)는 얼마 전 이중턱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다. 타인의 외모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금기시하는 독일 문화에 따라 성형 생각을 못했지만, 재택근무로 매일 짧게는 30분, 길게는 3~4시간까지 화상회의를 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살면서 누구도 제 외모의 단점을 언급한 적이 없고 학창시절에 배운 ‘나는 나야!’라는 신념 덕분에 성형에 대한 생각은 안 해봤어요. 그런데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카메라에 정면으로 비친 내 얼굴을 보았을 때 저는 처음으로 ‘맙소사, 나 정말 못생겼구나’라는 말을 했죠. 회의 중에 넋 놓고 화면에 보이는 제 턱만 이리저리 돌려보며 고민한 적도 있어요.”

부위별 통계를 보면 주름지고 처진 눈꺼풀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눈 성형수술에 대한 수요가 특히 급증했다. VDAEPC는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부각되는 신체부위인 눈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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