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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뭐볼까] ‘자산어보’ 설경구X변요한, 서로의 스승과 벗이 되다

[영화뭐볼까] ‘자산어보’ 설경구X변요한, 서로의 스승과 벗이 되다

기사승인 2021. 03. 2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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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
설경구(오른쪽)와 변요한이 영화 ‘자산어보’로 호흡을 맞췄다/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자산어보’(감독 이준익)는 흑백이 주는 아름다움에 설경구·변요한·이정은 등의 열연이 어우러져 감동을 선사한다.

정약전(설경구)은 천주교 교리를 따른 죄로 흑산도로 유배당한다. 하지만 흑산도에서 학문적 수양보다는 물고기에 호기심을 품게 되고, 물고기에 해박하고 글 공부에 관심이 있는 청년 어부 창대를 만나게 된다.

그는 창대에게 글을 알려주고, 대가로 물고기에 대한 지식을 얻는다. 그것을 바탕으로 민중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어류학서 ‘자산어보’를 집필한다. 창대는 정약전을 통해 식견을 넓히고 성장한다.

이처럼 영화는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창대가 ‘자산어보’를 공통분모삼아 벗이 돼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실제 ‘자산어보’ 서문에 등장하는 기록에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졌다.

설경구
설경구가 영화 ‘자산어보’에서 정약전 역을 맡았다/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변요한
변요한이 영화 ‘자산어보’에서 청년 어부 창대 역을 맡았다./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전작 ‘사도’ ‘동주’ ‘박열’ 등에서 역사적 사건보다는 사람에 집중해 왔던 이준익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정약전과 창대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이 나이와 신분을 뛰어넘어 우정을 다져가는 과정은 흥미롭고 빠르게 흘러간다.

설경구는 명망 높은 가문의 양반이지만 열린 사고의 소유자인 정약전을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완성했다. 변요한은 전라도 사투리부터 물고기 해체 작업까지 능수능란하게 소화해내며, 야성적이면서도 영민한 캐릭터로 변신한다.

정약전과 창대의 사이를 연결해주는 가거댁(이정은)의 활약은 웃음 포인트다. 정진영·류승룡·김의성·윤경호 등 주변인물들의 등장 역시 극에 재미를 보탠다.

이 감독이 ‘동주’에 이어 흑백으로 담아 낸 영상은 자연이 배경인 한 폭의 수묵화처럼 느껴진다. 자연이 주는 빛과 어둠을 적절하게 활용해, 흑백에서 더 선명하게 보이는 배우들의 연기와 표정을 더 생생하게 담아냈다.

또 ‘율정별’ ‘봉간손암’ 등 정약용의 한시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영화에 풍미를 더했다. 설경구와 류승룡의 내레이션으로 흘러나오는 시들은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휘몰아치는 전반부와 달리, 다소 밋밋해지는 후반부가 아쉽다. 정약전과 가치관이 다르다는 걸 알고 출세를 위해 떠나는 창대의 이야기는 기존 사극에서 보여줬던 에피소드와 비슷하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26분이다. 오는 31일 개봉.

자산어보
변요한(왼쪽부터)·설경구·이정은이 영화 ‘자산어보’에서 호흡을 맞췄다./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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