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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외형 키우는 정기선號 현대중공업지주, 시장은 기대반 우려반

[마켓파워] 외형 키우는 정기선號 현대중공업지주, 시장은 기대반 우려반

기사승인 2021. 03.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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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미래사업에 공격적 투자
"과지출로 재무부담 가중 우려"
주가 연초대비 4% 가량 빠져
'비조선' 새 먹거리 창출엔 긍정
현대重 IPO 등 실탄 확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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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현대중공업지주가 적극적인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은 최근 자회사 지분 매각대금으로 수소 밸류체인 구축 및 인공지능(AI)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인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등으로 기존 사업 부문 성장도 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몸집 키우기에 대해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기존 사업인 조선·정유·기계 사업에서 공고한 지위를 확보해 새로운 사업으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반면 외형 확장 과정에서 재무 부담 가중을 지적한다. 이미 부채비율이 140%에 육박하고, 예정된 투자만 해도 필요한 자금이 만만치 않아서다. 또 승계 작업을 위한 고배당정책 등도 부담이 크다.

주가도 지지부진하다. 현대건설기계, 한국조선해양 등 자회사 주가는 연초 대비 적게는 7%에서 많게는 53%가량 올랐지만, 지주사 주가는 오히려 4%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지주가 신규 투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재무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을 매각하면서 8000억원을 확보했지만, 이 또한 투자 규모를 예상하면 부족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예정된 현대중공업 기업공개나 향후 진행할 추가 자회사 IPO가 더욱 중요해졌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 주가는 전일 대비 5000원(1.86%) 하락한 26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신사업 진출 계획을 내놓고, 자회사 인수로 외형 확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연초 이후 주가는 4% 하락했다.

경기 회복 전망에 조선·정유업종이 상승흐름인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들만 보더라도 현대건설기계는 연초 대비 47%가 올랐고, 한국조선해양도 5% 상승하면서 대부분이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수소 밸류체인 구축 등 호재성 소식에도 주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지주의 외형 확장 관련 소식이 오히려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지주의 부채비율은 139.3% 수준으로 전년 말보다 22.9%포인트 급증했다. 지난해 정유 사업이 부진하면서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을 거둔 데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등 ‘빅딜’을 진행 중이라 재무적 부담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지주의 2020년 말 현금성자산은 2조원 수준이다.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의 1조25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동참한다. 현중지주의 지분율을 고려하면 약 3500억원 정도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또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는 8000억원가량이 들 전망이다. 이미 기존 사업을 확장하는 데만 해도 1조1500억원이 넘게 들 전망이다.

더구나 정 부사장이 최근 수소 벨류체인 구축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신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내놓으면서 투자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정 부사장의 승계 작업이 진행 중이라, 배당성향 70% 수준의 고배당 정책을 지속하고 있어 이 또한 재무부담이 될 수 있다.

유준기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자회사 매각 대금으로 재무 상황이 개선될 수 있지만 계열 전반의 사업구조가 변화하고 있어 신사업 투자 및 계열사 지원 등에 자금 소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재무 부담을 덜기 위해 현대중공업지주는 지속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자회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지분 38%에 대해 매각계약을 체결해 매각 대금 6460억원과 배당금으로 1500억원, 총액 8000억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성장을 추진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매각 계약을 맺으면서 그동안 비상장회사로 할인받던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비조선 분야에 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면서 신사업을 확장해 지주사 할인요인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지주가 재무구조 개선책을 꾸준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단 두산인프라코어 신용도가 낮았던 만큼 현대중공업지주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고, 당장 차입금 상환에 활용되면 재무부담을 충분히 완화시키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현재 예정된 현대중공업 IPO나 향후 기업공개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현대오일뱅크 등의 상장도 자금 확보 수단이 될 수 있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현중지주는 로봇, 인공지능, 수소 관련 친환경사업 등의 신사업투자와 더불어, 연 1회 중간배당 실시·향후 3년간(2021~2023년) 배당성향 70% 이상 유지 등의 주주환원책을 실시할 방침으로, 향후 이에 따른 자금소요 역시 증가할 전망”이라며 “계열사로부터의 수익 확보와 보유자산 활용방안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IPO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착실히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도 자금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방식을 확정한 상황이라 큰 부담은 없다”며 “신사업 및 수소 관련 투자 규모는 24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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