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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러시아 외무 방한, 한·러 협력방안 찾아야

[사설] 러시아 외무 방한, 한·러 협력방안 찾아야

기사승인 2021. 03. 2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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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23일 8년 만에 한국에 왔다. 한-러 수교 30주년과 양국 외교장관 회담을 위한 방한으로 양국 협력, 한반도 문제, 국제 현안 등에 폭넓은 의견이 교환되는데 라브로프가 중국을 거쳐 방한해 관심이 더 쏠린다. 라브로프는 대북 정책과 관련된 중국의 입장과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도 의견을 낼 전망이다.

라브로프의 방한은 한반도 주변 강대국의 움직임과 연관된다. 미국과 중국이 최근 알래스카 회담에서 강하게 충돌한 후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지형에 북한·중국·러시아 대 한국·미국·일본의 신냉전 구도가 다시 나타났고, 강대국들이 한국을 향해 러브콜을 하는 모양새다. 우리로선 나쁘지는 않겠지만 혹시 강대국 이해충돌의 중심에 서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

라브로프는 중국에서 미국을 견제할 ‘전략적 연대’를 추진키로 했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양국관계를 강조한 ‘구두 친서’를 보냈다. 반미전선 구축이다. 미국도 국무·국방장관이 일본과 한국을 돌며 북·중 ‘인권 문제’를 때리고 한·미·일 협력과 ‘비핵화 공조’를 다짐했다. 유럽 국가들이 중국 때리기에 나서 양 진영 싸움이 팽팽하다.

일부에선 라브로프의 방한을 느슨한 한·미동맹의 틈새를 파고드는 중·러의 전략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온다. 동북아의 판세를 보면 충분히 나올만한 얘기다. 그럼에도 러시아와의 상호협력 가능성과 잠재력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한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유라시아철도, 러시아 가스 도입, 북한 비핵화 협력 등 상호 관심사 등이 좋은 예다.

미국-중국 대결 구도 속에서 완충지대를 찾아내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게 실리 외교다. 러시아가 중국과 전략적 연대를 맺기로 했어도 공산주의 종주국 자리를 내주는 게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적국이던 일본도 불편할 수 있다. 한국엔 호감을 갖는다는 말도 들린다. 한국이 러시아와 협력관계를 잘 유지한다면 한반도평화 프로세스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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