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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된 中 축구 전설 하오하이둥 오리무중

투명인간 된 中 축구 전설 하오하이둥 오리무중

기사승인 2021. 03. 2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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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에 저항하는 메시지 보낸 후 거의 실종상태
지난해 6월 4일 “신중국 연방 건국” 선언을 통해 집권 공산당에 대놓고 반기를 들었던 중국 축구의 전설 하오하이둥(郝海東· 50)은 이제 거의  투명인간이 해도 좋다. 한때는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 스타 중 한명이었으나 이제는 이름을 입에 올려서는 절대 안 되는 인물이 돼버렸다. 심지어 그에 대한 모든 기록은 바이두(百度) 같은 검색엔진에서조차 완전히 지워졌다. 중국 당국이 그를 체포, 강력 처벌을 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사망선고가 내려졌다고 할 수 있다.

예자오잉
반체제 인사로 변신한 중국의 축구 스타 하오하이둥과 부인 예자오잉. 행적이 오리무중이다./제공=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
이런 그의 행적이 최근 완전 오리무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과 1년여 전까지만 해도 바른 말 잘하기로 유명한 탓에 하오대포로까지 불리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는 했으나 지금은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조차 아는 사람이 없다. 일설에는 아들이 프로축구 선수 생활을 했던 스페인에 여전히 머무르고 있다는 설이 없지는 않다. 또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재벌 출신 반체제 인사 궈원구이(郭文貴·56) 등이 활동하는 미국으로 갔다는 소문이 유력하게 퍼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누구도 확실하게 장담은 못하고 있다. ‘신중국 연방 건국’ 선언을 발표했을 때 보였던 호기가 너무나도 무색한 현실이 아닌가 보인다. 해외에서도 투명인간이 되고 있다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듯하다.

물론 아차 잘못 했다가는 중국 정보 당국에 신병이 확보돼 압송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그의 입장이 대놓고 활보를 할 상황이 아니기는 하다. 더불어 최근 들어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강화되면서 반체제 인사들의 활동 공간이 좁아진 현실 역시 그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아닌가 보인다.

그러나 평생 이룬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재혼한 부인인 배드민턴 스타 출신 예자오잉(47)과 함께 반체제 인사의 길을 선택한 만큼 조만간 모습을 나타낼 가능성은 있다. 예상해 볼 시점도 있다. 톈안먼(天安門) 사태 32주년이자 그가 ‘신중국 연방 건국’ 선언을 한지 1주년이 되는 상징적인 날인 6월 4일이 그 날이 아닐까 싶다. 과연 그는 잠행을 끝내고 나타날 것인가, 아니면 영원한 투명인간이 돼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질 것인가? 현재 분위기로 보면 확률은 반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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