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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준익 감독 “‘자산어보’, 5년후에도 인정받는 영화 됐으면”

[인터뷰] 이준익 감독 “‘자산어보’, 5년후에도 인정받는 영화 됐으면”

기사승인 2021. 04. 0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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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이 영화 ‘자산어보’를 연출하며 세운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드라마에서나 다뤄지던 소소한 일상을 극에 녹여 “사극도 유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난달 31일 개봉된 이 영화는 유배지 흑산도에서 바다 생물에 눈을 뜬 학자 정약전(설경구)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돼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준익 감독은 ‘동주’에 이어 두 번째 흑백 영화를 만든 이유를 묻자 “‘동주’의 성과가 있어서 ‘자산어보’도 과감하게 흑백으로 시도한 것”이라고 답했다.

조선 시대를 흑백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흑백이라 색감이 없으니 질감으로 디테일을 표현했고, 미술과 분장·소품 등 전반에 걸쳐 질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 중 흑산도의 자연을 담는 것에 가장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촬영 시기가 여름이었던 탓에 3번의 태풍으로 고생도 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었다. 태풍으로 거칠어진 파도와 비가 멈춘 뒤 파란 하늘 등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같은 노력으로 컬러 영화만큼 풍성하게 스크린이 채워줬다.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이 ‘자산어보’에서 가장 신경 쓴 것은 흑산도의 자연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었다./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앞서 ‘사도’부터 ‘동주’와 ‘박열’까지 실제 사건을 다루지만 사건보다는 사람에 집중해왔다. 보통 사극이라고 하면 거대한 사건과 전쟁·영웅의 이야기에 집중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사건보다 사연에 관심이 생겼다. 또 가공된 설정보다는 소소한 일상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5년 전쯤 ‘서학’이라는 제목으로 천주교 신자의 박해에 대해 그려보고자 했다. ‘자산어보’의 시작 배경이었다. 황서영이라는 인물을 다루려고 했으나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 끌어낼 이야기가 부족했고, 2시간 안에 그려낼 수 있는 인물을 검색하다 보니 정약전이 떠올랐다.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것은 정약용과 ‘목민심서’이지만, 그 책과 전혀 다른 의도로 쓰인 책이 ‘자산어보’란 것도 알게 됐다.

정약전이 흑산도 사람들과 소소하게 살아가는 모습에 집중했다. 그 과정에서 유쾌하지만 묵직한 메시지도 전한다. 이 감독은 “유쾌함이야말로 관객과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요소”라면서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클라이막스를 가장 묵직하게 던지고자 수많은 유쾌함을 보여주는 걸로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흥행에 성공한 작품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작품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쉼 없이 일하는 건 실패를 맛 본 경험이 있어서다.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잘된 영화도 있고 그렇지 않은 영화도 있죠. 어떤 영화는 스코어와 상관없이 시간이 지나서 다른 영화가 범접할 수 없는 자기만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해요. ‘동주’가 그렇게 자기 자리를 찾는 것 같아서 생긴 자신감도 있죠. ‘자산어보’도 5년 혹은 10년 뒤 (대중에게) 인정받고 자리를 잡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준익
이준익 감독이 영화 ‘자산어보’가 5년, 10년뒤에도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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