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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국계 부부 10대 집단폭행으로 갈비뼈 부러져…넉달만에 검거

美 한국계 부부 10대 집단폭행으로 갈비뼈 부러져…넉달만에 검거

기사승인 2021. 04. 0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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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n Hate Crimes Los Angeles <YONHAP NO-1356> (AP)
지난달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민들이 동양인 혐오를 규탄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사진=AP 연합
미국 애틀랜타 총격사건 이후 동양인 혐오 범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계 부부가 청소년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NBC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워싱턴 주 터코마 경찰은 한국계 부부를 폭행한 혐의로 15살 소년을 체포하고 2급 폭행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폭행 사건은 지난해 11월 벌어졌지만 당시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이 확산하면서 넉 달 만에 검거할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 19일 용의자는 길을 가던 50대 동양인 부부에게 달려들어 무차별 폭력을 가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 남성(56)은 갈비뼈가 부러지고 얼굴에 피멍이 드는 중상을 입었다. 온라인에 퍼지고 있는 영상에는 붉은 색 후드티를 입은 용의자가 남성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욕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아내로 추정되는 여성이 한국말로 하지 말라고 외치거나 영어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다른 청소년은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후 바로 신고 접수를 받았지만 당시에는 13~17세 사이의 흑인 두명이라는 단서밖에 없어 용의자를 좁히는 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피해자 친척의 제보로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용의자가 지난 2일 다른 강도 혐의로 법정에 출두했다는 사실을 파악해 그를 법원에서 검거했다. 터코마 경찰측은 현재 시점에서 뚜렷한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15세 소년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피해자 남성은 미국 KIRO-TV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공격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또 사건이 발생한 직후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주지 않아 가족들과 두려움에 떨며 타코마를 떠났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계(AAPI)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연구하는 단체 ‘스탑 AAPI 헤이트’는 이번 사건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급증하고 있는 수많은 동양인 혐오범죄의 일부라고 꼬집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3월 19일부터 지난 2월 28일까지 약 3000여건 이상의 동양인 혐오 범죄가 발생했다. ‘스탑 AAPI 헤이트’는 이조차 실제 사례보다 과소평가 된 수치라고 강조했다.

미국 증오·극단주의 연구센터도 지난해 대도시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약 15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선동이 이런 분위기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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