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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중 사이 곡예 운전, 스스로 발목잡힐 수도

[사설] 미·중 사이 곡예 운전, 스스로 발목잡힐 수도

기사승인 2021. 04. 0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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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미·일이 모여 ‘북한 비핵화’의 시급성을 논의했는데 중국에서는 한·중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자는 메시지가 나왔다. 또 한·중이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논의했고, 한·미 간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얘기가 솔솔 나온다. 한국을 가운데 두고 미국과 중국에서 서로 다른 모습이 연출된 셈인데 무척 혼란스럽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3일 대만 코앞인 중국 샤먼에서 회담을 갖고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해 관심을 끌었다. 한·중은 북핵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시 주석의 방한을 추진키로 했는데 정치적 상황에 따라 방한이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한·미·일 안보실장은 2일 북핵 문제 해결의 시급성과 외교적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완전한 이행, 곧 발표될 미국의 대북정책 구체안 논의, 북한 미사일 발사가 동북아 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했는데 방점은 북한 비핵화에 맞춰졌다. 북한이 한·미·일 공조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변수다.

미국의 중국 견제는 해군 몫이 큰데 한·미·일 안보사령탑이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모인 것은 예사롭지 않다. 중국은 미국과 대만의 유착에 반발하는데 한·중 장관회담을 대만 목전에서 열었다. 미·중이 상대방을 견제하며 한국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려는 모양새다. 한국이 미·중 대결에서 ‘캐스팅보트’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위험에 빠질 수도 있어 걱정이다.

한국은 미·중 가운데 끼어있다. 미국은 안보가, 중국은 경제가 고리다. 문제는 미·중 갈등 속에 한국이 안보와 경제를 다 챙기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반대로 미·중 요구를 다 들어줄 수도 없다. 줄타기 외교나 곡예 운전을 하며 여기서 이 말, 저기서 저 말을 하면 스스로 발목을 잡는 일이 생길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의 동맹관이 분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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