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설] 상장사 25%가 좀비기업, 구조조정 문제 부각

[사설] 상장사 25%가 좀비기업, 구조조정 문제 부각

기사승인 2021. 04. 05. 18:4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의 그늘이 깊어서 우리 경제를 쉽게 낙관해서는 곤란하고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 수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가 발표됐다. 5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코스피, 코스닥 비금융 상장사 1017곳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상장사 4곳 중 1곳이 이자를 낼 돈도 벌지 못했다. 비상장사를 포함한 전체 기업의 상황은 훨씬 더 나쁠 것이다.

이들 상장사의 매출액도 2018년 1116.8조원에서 2019년 1093.0조원, 지난해에는 1076조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이들의 영업이익은 2018년 108.3조원에서 2019년 반토막이 나서 53.9조원으로 줄어들었고, 지난해 67.3조원으로 직전년도보다는 회복했지만 2018년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지난해의 영업이익 일부 회복을 영업이익 감소 추세의 반전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크게 두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 수 있고, 이를 마냥 회피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책적으로 기준금리가 매우 낮게 유지되고 있음에도 이자비용까지 고려하면 상장사 25%가 손실을 봤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시장의 상황에 따라 이자율이 상승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기업들이 이자상환이 어려워질 것이다.

다음으로 업종별 기업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전기전자, 운송장비, 의료제약, 전기가스 등 4개 업종을 제외하고 종업원 수가 감소했으며,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상위 3개사의 증가분이 전체 증가분의 90%를 넘을 정도로 쏠림현상이 심했다. 이는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일부 업종의 상위기업들을 제외하면 어려운 기업들이 많다는 뜻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하면 ‘경제적으로는’ 사업을 접는 편이 더 낫다. 지난해 그런 상장기업이 25%나 됐다고 한다. 이는 코로나가 종식되면 일부 기업들은 회복하겠지만, 회복에 실패한 다른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직면할 것임을 시사한다. 갑작스럽게 너무 많은 기업들에 그런 일이 닥치면 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다. 정책당국이 이를 미연에 방지할 방안을 궁리해야 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