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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영춘, 거센 ‘정권심판론’ 바람 못넘고 낙선

민주당 김영춘, 거센 ‘정권심판론’ 바람 못넘고 낙선

기사승인 2021. 04. 08.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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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출구조사 김영춘 33% 박형준 64%
부산 개표 상황실엔 무거운 침묵만
"민심의 파도 앞에 결과 겸허히 받아들일 것"
출구조사 결과 지켜보는 김영춘 후보
7일 오후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범여권 단일후보가 거센 ‘정권 심판론’ 바람을 넘지 못하고 낙선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범야권 단일후보에 대한 여러 의혹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권 심판을 향한 부산 시민의 열망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집권여당에 힘입어 가덕 신공항 추진을 약속한 김 후보 대신 민심은 정권 심판자 박 후보를 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약 76%를 기록한 8일 0시 현재, 김 후보는 34.2%의 지지를 얻으며 박 후보(63.0%)에 약 30%p포인트 가량 밀렸다.

앞서 7일 오후 8시 15분 공개된 방송 3사(KBS·MBC·SBS)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 산하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도 김 후보는 33.0%로 박 후보(64.0%)에 31.0%포인트 밀려 낙선이 예상됐다.

김 후보는 투표 종료 직전 부산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선거사무소 3층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 도착했다.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무거운 침묵을 지키며 두 손을 모아 발표 화면을 응시했다. 일부 선대위 관계자들은 “김영춘, 김영춘”을 연호하며 긴장감을 풀었다.

그러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상황실엔 일순간 적막이 흘렀다. 자리에 참석한 이광재 의원은 눈을 질끈 감았고 박재호 의원도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후보는 자리에서 일어나 담담한 표정으로 관계자들과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며 “수고했다”고 말한 뒤 서둘러 상황실을 떠났다.

김 후보는 그동안 집권여당의 집중 지원에 힘입어 가덕 신공항 사업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해왔다. 전통적으로 야권 지지세가 강한 부산이지만 ‘정직한 후보’임을 강조하며 경제 발전에 힘쓰겠다고 표심을 공략했다.

그는 가덕신공항·부산신항·철도 등 트라이포트(Tri-port)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공항복합도시를 건설하는 한편 가덕신공항·부산신항 일원과 북항 재개발 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확대 지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거센 ‘정권 심판론’ 바람을 넘지 못하고 박 후보에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부산에선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20년 넘게 보수정당이 시장을 배출해 오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진보 진영의 오거돈 전 시장이 당선됐다. 정권 심판론에 더해 부산시장 보선이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게 되면서 부산 시민의 마음을 돌아서게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후보는 “민심의 큰 파도 앞에서 (결과를) 겸허하게 승복한다”며 “저와 민주당은 앞으로도 부산의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짧은 소회를 밝혔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은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부족한 점을 어떻게 개선하고 채울 지 고민하겠다”며 “이럴 때일수록 철저하게 민생 챙기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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