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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 시행 후 보름… 카드·IRP 가입에 1시간

금소법 시행 후 보름… 카드·IRP 가입에 1시간

기사승인 2021. 04. 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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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IRP)·신용카드 가입 직접 해보니]
복잡한 투자성향분석에 "모바일 앱 이용하세요"
고령층 등 금융취약계층 불편 가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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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신용카드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서비스 거래 신청 서류에 써있는 주요내용 설명 확인 부분. 금소법 이후 신용카드 서비스 가입시에도 기재해야 할 서류가 추가됐다./사진=문누리 기자
“이젠 신용카드 하나 만들 때도 연간소득·신용점수에 더해 카드 실제 소유자도 작성해야 합니다. 고객들이 본인 신용점수도 일일이 알긴 어려운데, 가입 절차가 너무 복잡해졌다고 하소연하시더라고요.”

9일 오전 서울 중랑구 소재의 한 시중은행 지점을 방문해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받는 과정에서 창구 직원은 “고객님 받으실 서류가 좀 많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출하거나 받아야 할 서류가 늘어나고 상품·서비스 가입 절차가 복잡해지는 등 불편함에 은행 고객들 불만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신용카드 발급 서류 중에는 ‘신청한 계약내용 및 카드상품에 대한 설명을 모집인에게 충분히 듣고 설명서 및 핵심설명서를 수령하였음을 확인합니다’ 등 주요내용을 제대로 설명받았는지 확인하는 부분도 추가됐다.

신용카드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서비스 거래를 신청하는 서류에도 ‘리볼빙 이월잔액 발생시 수수료가 부과되며, 개인신용평점이 하락할 수 있음을 상세하게 설명을 듣고 이해하였습니다’ 등 여러 문장을 괄호 안에 자필기재하게 하는 등 확인 절차가 늘었다.

해당 은행 지점 직원은 “그동안 자필기재 부분은 보험에 가입하거나 대출을 받을 때 주로 적었는데 (지난달 25일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되면서 신용카드 등 단순 상품 가입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상품도 가입 절차가 복잡해졌다. 직장 근로자가 재직 중 가입할 수 있는 퇴직연금인 IRP는 예금·펀드·채권 등 투자 상품을 본인이 선택해 자금을 운용하는 상품이다.

먼저 IRP에 가입하려면 건강보험공단에 전화해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를 은행 지점 팩스로 직접 받아야 했다. 은행 직원은 “금소법 이전엔 해당 확인서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면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IRP에 가입하면 확인서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IRP 가입하는 도중 투자성향분석은 소요시간이 최소 20분 이상 걸린다며 모바일 앱으로 진행하도록 권유받기도 했다. 먼저 예금으로 투자 자금 운용 방식을 선택해놓고 나중에 투자성향분석을 진행한 뒤 그에 맞춰 운용 상품 구성을 바꾸면 된다는 설명이었다.

개인 투자성향분석을 뺐는데도 IRP와 신용카드 가입까지 1시간 가까이 걸렸다. 가입 절차가 복잡해진 데다 시간소요 문제 등으로 모바일 뱅킹 이용을 안내받게 되는 경우 고령층 등 금융소외계층은 금소법 이후 은행 상품·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더욱 불편해질 수밖에 없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금소법으로) 직원들이 받는 ‘무한 책임’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면서 “일부 고객들은 복잡한 서류를 받아가지 않겠다고 하는 만큼, (금소법) 개선안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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