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총리, 'MB' 배출한 '명당' 용산빌딩 입주 이낙연 '만인보' 행보...문심 사수·2030 표심 읽기 이재명, 20일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국회 토론회
정세균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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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으로부터 ‘코로나19 방역사령관’으로 헌신한 감사의 표시로 꽃다발을 받은 후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1년 3개월 만에 여의도로 복귀하면서 여권의 ‘1강 구도체제’를 깰 수 있는 대항마가 될지 주목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주목받던 여권 대선 구도 자체가 다시 한 번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여권의 대선 주자 중에 한 명인 정 전 총리는 최근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배출한 서울 여의도 용산빌딩에 대선 캠프를 꾸렸다. 오는 6월 말 시작될 민주당 대선 예비 경선에 대비해 사실상 대권 행보에 들어갔다.
특히 SK(정세균)계의 한 의원은 18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용산빌딩에 정 전 총리의 캠프를 차렸다”며 “정 전 총리가 총리직을 수행하던 현직일 때는 열지 못했는데, 이젠 퇴임한 만큼 인테리어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좌장 역할 등 캠프 인사도 정리됐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캠프 가동 시기는 5·2 전당대회 이후로 점쳐진다.
정 전 총리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종로를 중심으로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16일 퇴임 후 맞은 첫 주말에도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일산 사저’ 기념관을 찾아 정치 입문 당시의 초심을 되새겼다. 옛 지역구인 종로구 주민들과 함께 인왕산도 다녀왔다. 종로는 총리 시절 집무 공간이며 국회의원 지역구이기도 하다.
정 전 총리는 당분간 대선 지지율 ‘마의 벽’ 5%선을 돌파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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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가격리가 해제된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자택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고정 지지층·지지율 1위’ 자산… 이낙연 ‘文心’으로 반등?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칩거 모드’에 들어갔던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15일부터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부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던 이 전 대표는 재보선 당일부터 약 일주일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등 정치 활동을 자제해 왔다.
이 전 대표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 예비 경선 전까지 친문(친문재인) 주자 부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참패로 정치적 위상에 치명타를 입은 데다 ‘제3후보’로 떠오른 정 전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문심’에 기댈 것이란 관측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5일 이낙연계 의원 20여 명과 함께 가진 비공개 모임에서 문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서야 한다는 건의에 대해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주부터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을 시작으로 영남 등 전국을 돌며 민심을 듣는 ‘만인보(萬人譜)’ 행보에 나선다. 재보선 참패 요인 중 하나인 20·30 세대 민심을 읽기 위해 청년들의 정책 제언을 수렴하는 일정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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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오른쪽)가 16일 경기도청에서 평화예술제의 대내외 인지도 제고를 위한 홍보대사로 배우 김의성을 위촉했다. / 경기도
여권 대선 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선명성’을 내세워 세(勢)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5일 경기도의회 본회의 도정 질의에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우려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다른 나라가 개발해 접종 중인 백신을 경기도에서 독자적으로 접종할 수 있을지 실무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에 이어 방역에 있어서도 ‘이재명표’ 정책 노선을 강구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 지사는 여의도 정치권에도 본격 지지세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를 측면 지원한 데 이어 오는 20일 국회에서 ‘청소·경비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토론회’도 연다. 다음 달에는 이해찬 전 대표가 기조연설을 맡는 ‘2021 DMZ(비무장지대) 포럼’을 주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