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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자진 출석 이성윤…셀프 의혹 털기로 ‘검찰총장’ 끈 붙잡나

檢 자진 출석 이성윤…셀프 의혹 털기로 ‘검찰총장’ 끈 붙잡나

기사승인 2021. 04. 1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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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이 지검장, 여론 의식해 공식 해명하며 책임소재 전가"
수사팀 꾸린 공수처, 재이첩 요구 가능성…檢과 갈등 재연될 수도
답변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YONHAP NO-3650>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10월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출국금지 의혹 사건’의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 조사를 위해 자진 출석하면서 ‘셀프 의혹 털기’에 나선 모양새다.

19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최근 차기 검찰총장에서 멀어지고 있는 이 지검장이 자신에게 제기된 김 전 차관 사건 관련 의혹의 책임 소재를 분산하면서, 적극적으로 의혹을 해명해 차기 총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호남 출신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인 이 지검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임 시절 가장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였다. 하지만 최근 김 전 차관 사건에 얽혀 피의자 신분이 된 점과 이 지검장의 노골적인 친정부 성향 행보가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여권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차기 총장에서 멀어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지검장은 그동안 검사의 고위공직자 범죄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관할이 있다고 주장하며 검찰의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았으나, 지난 17일 검찰에 자진 출석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또 이 지검장 측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안양지청의 보고내용은 모두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 일선에 내려보냈다’ ‘당시 문홍성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현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 등의 주장을 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이 지검장이 문 전 총장이나 윤 부원장에게 책임을 떠넘기거나 자신이 사건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털어내기 위한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차장검사 출신 A변호사는 “이 지검장이 검찰에 출석한 것은 최근 안 좋아진 여론을 의식하는 모습으로 보이는데, 이는 ‘차기 총장에서 멀어졌다’는 언론 보도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수사팀의 기소 방침도 이미 정해져 있어 더는 조사를 미루기 어려운 상황에서 출석해 전 총장과 윤 부원장 등을 거론하며 명분도 쌓은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이 지검장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공수처에 관할권이 있다고 주장함에 따라, 공수처가 검찰에 이 지검장 사건에 대한 재이첩을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공수처는 이 지검장 사건이 처음 이첩됐을 당시 이 지검장을 직접 면담하는 등 수사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다만 공수처가 재이첩을 요구할 시 기소 주체 등을 놓고 검찰과의 갈등이 재차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공수처가 재이첩한 사건을 또다시 요구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이 지검장 사건이 다시 공수처에 넘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검찰과 공수처의 우선적 공소권을 둘러싼 이견은 이미 재판에 넘겨진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 사건’ 재판에서 1차 판가름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 검사는 검찰이 공수처의 재이첩 요청을 무시한 채 자신을 기소했다며, 이날 검찰의 공권력 행사 등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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