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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이재용·신동빈…학연·혈연으로 맺은 김남구의 인맥

최태원·이재용·신동빈…학연·혈연으로 맺은 김남구의 인맥

기사승인 2021. 04.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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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고·고려대·日 대학원까지
최태원·이재용·서경배 '학연 탄탄'
금융업계에서도 마당발로 통해
어윤대·신상훈 사업관련 조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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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공회의소에 금융업권 인사가 필요합니다. 부회장직을 맡아주실수 있을까요?” 신임 최태원 대한·서울상공회의소 회장의 요청을 받고,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고민에 빠졌다. 18년 동안 한국금융지주를 이끌면서 채용설명회를 제외하고는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김 회장이 최 회장의 제안을 수락한 배경은 오랜 인연에서 비롯됐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은 고려대학교 동문으로 연을 맺었고, 과거 젊은 재벌 2~3세 경영진이 주축으로 구성한 ‘브이소사이어티’에서 함께 활동하며 친분을 쌓았다.

이처럼 김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소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화려한 인맥에서 ‘재벌 2세’의 면모가 드러난다. 우선 경성고등학교-고려대학교-게이오대학교 경영대학원으로 이어지는 학연이 탄탄하다. 고려대 동문인 최 회장을 포함해 경성고 동창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 등과 친밀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일본 게이오대학교 경영대학원 동문으로 연을 쌓았다. 부친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이어진 관계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김 명예회장과 막역한 사이였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꼽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도 아버지 대부터 인연이 닿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남구 회장은 혈연부터 학연으로 이어지는 든든한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친분이 회자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18여 년 동안 대외 활동이 손에 꼽을 만큼 적지만, 올해 2월 최 회장이 대한·서울상의 회장으로 선임되자 부회장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주목받았다. 고려대학교 동문인 두 사람은 30·40대 CEO(재벌 2~3세) 모임 브이소사이어티에서 함께 활동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 모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여러 젊은 경영인들이 인연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외에 경성고등학교, 게이오대 대학원 등에서의 학연을 통해 맺은 연결고리도 다양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게이오대학교 경영대학원 동문이다. 재학 기간은 4년가량 차이나 학창시절에 직접 만나거나 한 적은 없지만, 동문회 등을 통해 교류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게이오대 동문회는 1936년부터 만들어져 법조계-학계-재계를 막론하고 동문끼리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친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인연도 김 회장에게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김 회장이 지난 2017년 한국금융지주 고문으로 영입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김 명예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각 선대 회장들부터 연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아내 고소희씨는 고병우 전 한국경영인협회 회장의 딸로, 김 명예회장은 김 회장에게 든든한 혼맥을 맺어줬다.

금융계에서도 ‘마당발’이다. 김 회장이 고대 경영학과에 다니면서는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연을 맺었다. 당시 어 전 회장은 경영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어 전 회장은 김 회장에게 종종 금융업 관련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신상훈 금융산업공익재단 이사장은 김 회장이 게이오대 대학원 재학시절 신한은행 오사카 지점장이었다는 연이 있다. 둘은 같은 호남권 출신이기도 하다. 신 사장은 우리은행 지분 인수 등 은행업 진출 관련해 김 회장에게 여러 조언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6년 우리은행 지분 매입 후 사외이사로 신 전 사장을 제일 먼저 추천했다.

폭넓은 인맥은 간혹 악재가 되기도 했다.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의혹에 휩싸이면서 가치 평가가 논란이 됐을 때는 이재용 부회장과의 인연으로 한국투자증권에서 과대 평가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에는 이와 관련해 참고인 격으로 검찰 조사가 진행되기까지 했다. 또 금융당국으로부터 최태원 SK 회장에 제공한 대출이 부당대출이라는 판단을 받았을 때도, 둘 사이의 친밀한 관계로 인해 편의를 봐준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물론 두 사례 모두 김 회장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SK그룹 관계자는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서는 금융당국이 징계 처분을 내렸지만, 서울행정법원은 해당 대출이 기업대출이라고 해석했고, 그 결과 무혐의로 판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비서실을 따로 두지도 않고, 소탈한 성격이라 겉으로 볼 때는 여느 금융권 CEO와 다를 바가 없지만 오너가 특유의 ‘물밑 인맥’은 탄탄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며 “다만 김 회장 자체가 사적인 인맥을 회사 경영에 끌어들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각 자회사의 독립경영 체제는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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