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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B’ 꿈꾸는 김남구…해외법인 성장은 ‘진행형’

‘글로벌 IB’ 꿈꾸는 김남구…해외법인 성장은 ‘진행형’

기사승인 2021. 04.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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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영토 넓히는 김남구]
해외법인 총 자산 단순 합계 9500억
국제 정세 불안 속 리스크우려
홍콩, 정치 이슈·코로나 겹쳐 적자 전환
인니 법인 적자·중화권 성장 둔화
"선택과 집중 필요한 시기"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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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최대 경영 목표로 해외 시장 개척을 내걸었지만,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금은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풀어있지만, 국제 정세 불안 및 금리 상승 등의 리스크 요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 법인 중 총자산 규모가 가장 큰 한국투자증권 홍콩 법인은 지난해 정치적 이슈와 코로나19가 겹쳐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투자파트너스(한투파) 등 증권사 외의 자회사는 여전히 해외에서 부침을 겪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한투파 미국현지법인은 적자 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손실이 지속되고 있고, 상하이 현지법인은 지난해 순익 2143억원에서 78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경쟁이 치열한 인도네시아에서는 증권사와 운용사 모두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해외 시장 진출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해외시장에서의 확고한 경쟁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JP모건·골드만삭스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자웅을 겨루는 자본시장 플레이어다. 특히 홍콩과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실질적인 ‘금융수출’을 가시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회장의 ‘야심작’으로 꼽히는 싱가포르 헤지펀드 운용사 키아라 어드바이저스(KIARA ADVISORS)의 주력 펀드인 아시아태평양 헤지펀드(KIARA Asia Pacific Hedge Fund)는 순자산 2600억원 규모에 달하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의 주요 해외 법인은 17곳으로, 총 자산 규모는 9456억원에 달한다. 해외 법인 덩치가 커지면서, 리스크요인도 함께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원증권 시절인 1989년 런던 법인 설립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해 32년가량이 흘렀지만, 경쟁이 치열한 아시아 신흥국 지역이나 중화권 자회사들은 여전히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어서다.

그중에서도 아시아 전역 투자를 주관하는 홍콩 현지 법인은 자기자본 3600억원 규모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와 정치적 불안 등으로 인해 약 5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거두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베이징 자회사도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 2017년 한국투자증권 도쿄 현지법인은 실적 부진으로 영업을 철수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등으로 국제정세가 불안한 시기인 만큼 해외 법인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위기를 거치면서 수익성보다 안정성에 비중을 두면서 사업부문 간의 균형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들도 비슷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진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현재 분산되고 영세한 규모의 해외점포를 선택적으로 집중시키고, 이를 통해 제한된 자본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해외로의 ‘과감한 도전’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 먹거리가 해외 진출에 달렸기 때문이다. 그는 2008년부터 역외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 ‘키아라 어드바이저스’를 싱가포르에 설립했다. 해외 헤지펀드 시장 문을 두드린 건 국내 최초였다. 당시 한국 내에서는 헤지펀드 시장 조성조차 되지 않았던 시점으로, 국내보다 해외에서의 성장성을 더 높게 보고 세계 시장에 먼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특히 키아라 어드바이저는 어느새 순자산 2586억원(2020년 말 기준) 규모의 헤지펀드(아시아퍼시픽 헤지펀드)를 굴리는 헤지펀드 운용사가 됐다. 키아라 어드바이저 자체만 보더라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매출은 142억원으로 전년(77억원) 대비 84% 늘었고, 순이익은 59억원으로 전년(27억원) 대비 119%가 커졌다.

순익 규모(단순 합계)도 133억원에서 145억원으로 약 8%가량 늘었다. 중화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적자가 축소되거나, 순익이 늘어나면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증권사 싱가포르 법인은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고, 설립 10년 차를 맞은 베트남 법인은 100억원대 순이익을 거두면서 현지 증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중화권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펀드 운용 수익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실적이 소폭 악화됐지만, 성장성은 꾸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금융지주는 해외사업 강화를 위해 인재 영입, 자본 확충, 라이선스 획득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해외사업 진출 강화를 위해 글로벌 투자 전문가인 빈센트 앤드류 제임스 상무를 경영관리2실장에 임명했다. 주로 사내 인사를 임원으로 등용했던 사풍에서 벗어난 선택으로 그만큼 해외 투자 사업 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해외 법인 중 자산 규모가 5000억원대로 가장 큰 한국투자증권 홍콩 법인에는 자본금을 추가로 투입했다. 아시아 지역 투자의 기반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하기 위해서다. 지난 2018년에 4억 달러, 올해 3월에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또 현지에서 브로커리지 업무를 주로 하던 뉴욕 법인은 지난해 IB업무 라이선스를 추가 획득해 성장세를 키울 계획이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주 차원에서 방향을 설정하고, 자회사들의 해외 진출 등을 위한 지원 및 리스크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증권사와 투자자문사 등을 중심으로 해외영업을 늘리고 있고, 리서치 등을 위한 자문 네트워크도 확보하면서 투자 역량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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