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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부산시장과의 오찬, 협치 계기되길

[사설] 서울·부산시장과의 오찬, 협치 계기되길

기사승인 2021. 04. 2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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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 여당 소속을 배제한 채 야당 소속의 두 시장만 초청해서 오찬을 가지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어서 더 주목을 받았다. 이날 ‘전직 대통령 사면론’과 재건축 완화 등 굵직한 정치적, 정책적 현안들이 거론됐다고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향후 야당 대표들과도 이런 회동을 자주 갖기를 기대한다.

이날의 오찬은 4·7 재보궐선거 참패 후 서울·부산 시장으로부터 민심을 전해듣는 한편, 두 지자체장과의 협력을 통해 중앙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을 잃지 않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두고 국민에게 사과한 바 있는데,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 인사들과의 이런 오찬을 통해 부동산 문제의 실상을 더 진솔하게 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 박 부산시장은 큰 통합을 위해 현재 수감 중인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재고해달라고 건의했고 문 대통령은 “가슴 아픈 일”이고 “안타깝다”면서도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답변이 동의나 거절의 차원이 아니라는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설명도 나왔는데 향후 큰 정치적 결단이 나올 수 있음을 암시한다.

오 서울시장은 시민들의 삶이 더 편해지도록 재건축의 요건을 완화할 필요성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시범아파트 같은 재건축 현장을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볼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재건축 규제완화가 아파트가격 상승을 부추길 우려를 언급하면서도 “국토교통부로 하여금 서울시와 더 협의하게 하고 현장을 찾도록 시키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을 불러 오찬을 함께 하면서 중요한 정치적, 정책적 현안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것 자체가 늦었지만 상징적 의미가 있다. 대통령 당선 후 문 대통령은 국민과의 활발한 소통을 약속했지만 격의 없는 기자회견은 물론이고 야당 대표와의 회동도 별로 없어서 아쉬웠다. 향후 야당지도부와도 긴밀한 소통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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