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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정철학 증명은 진행중...정치력 확대는 과제로

오세훈, 시정철학 증명은 진행중...정치력 확대는 과제로

기사승인 2021. 04. 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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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온라인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오세훈 서울시장이 10년 만에 다시 돌아온 서울시청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그의 선거운동 구호였던 ‘첫날부터 능숙하게’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물론 서울시장 ‘경험자’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의 정치적 영향력 역시 예상했던 것보다 가파르게 커져 가고 있다.

취임 후 2주가 지난 22일 38대 서울시장 취임식을 가진 오 시장은 취임식 장소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선택했다. DDP는 오 시장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다. DDP는 오 시장의 첫 서울시장 임기 시절이던 지난 2008년 ‘디자인 서울’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2009년 착공된 뒤 7년 만인 2014년 완공됐고, 2011년 오 시장이 시장직을 사퇴하면서 오 시장이 DDP 개관을 직접 보진 못했다.

DDP는 과거 아마추어 야구의 성지였던 동대문야구장을 철거하고 지어진 건물이다. 당시 아마추어 야구계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오 시장은 과감하게 사업을 밀어붙였고, DDP는 세계적으로도 아름다운 건축물이자 ‘디자인 서울’의 랜드마크로 인정받고 있다. 오 시장이 DDP에서 취임식을 가진 것은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나의 철학이 결국 옳았다’는 것을 어필하는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취임식에서 ‘공정’과 ‘상생’을 강조하며 2030 청년세대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오 시장의 시선은 이미 내년 6월 지방선거를 향해 있다. 4·7 재보선에서 본인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청년세대의 마음을 확실하게 자신에게 묶어놔야 재선은 물론이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오 시장이다.

하지만 시간은 오 시장의 편이 아니다. 이번 민선 7기 임기는 불과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공약을 확실하게 이행하고 성과를 내야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 특히 현 정부의 최대 약점이자 본인의 중요 공약사항이기도 한 주택공급확대와 주택가격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아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시의회의 도움을 받아도 어려운 과제인데 서울시의회 110석 중 101석은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오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서울시의회와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서라도 본인의 정치력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오 시장은 전날인 21일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두 시장은 문 대통령에게 “큰 통합을 위해 재고해달라”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건의했다. 사면 권한을 갖고 있는 문 대통령이 “국민 공감대와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두 가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완곡하게 거절했고,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시장 당선 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과감하게 사면을 건의했다는 것은 오 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지렛대로 작용하기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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