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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첫 국정연설서 ‘일자리’ 46번 외치고, ‘바이 아메리칸’ 원칙 천명

바이든 첫 국정연설서 ‘일자리’ 46번 외치고, ‘바이 아메리칸’ 원칙 천명

기사승인 2021. 04. 2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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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첫 상하원 합동연설 초점, 일자리 창출
"일자리 계획 원칙, 바이 아메리칸"...NYT "포퓰리스트 되고 있어"
"전제주의자 시진핑, 중국 중대국가 되는데 진지...민주주의, 전제주의 경쟁 안돼 생각"
Biden 100 Days Congress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상·하원 합동 연설의 초점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이었다. 사진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상원의장(왼쪽)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기립 박수를 치는 모습./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상·하원 합동 연설의 초점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저녁 취임 99일 만에 이뤄진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지난달 31일 발표한 2억3000억달러(2559조원) 규모의 ‘일자리 계획’과 이달 공개한 1조8000억달러(2000조원) 규모의 ‘미국 가족 계획’을 설명하면서 그 목적이 미국 내 일자리 창출임을 명확히 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연설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66분 연설에서 ‘일자리(jobs)’를 46번이나 언급했다. CNN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일자리’를 세 번 연속 외친 걸 제목으로 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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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 저녁(현지시간) 첫 상·하원 합동 연설을 위해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하원 본회의장의 연단에 올라서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일자리 계획’으로 명명된 인프라 프로그램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노동자에 대한 가장 큰 투자라고 평가한 뒤 “베이징(北京) 대신 피츠버그에서 풍력 터빈의 날개깃을 생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미국 일자리 계획’의 모든 투자는 ‘바이 아메리칸(By American·미국산 구매)’이라는 하나의 원칙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인의 세금 달러는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미국 제품을 사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계승한다고 천명한 셈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바이든이 이제 완전한 포퓰리스트(대중 영합주의자)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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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 저녁(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하원 본회의장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한 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발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일자리 계획’과 ‘미국 가족 계획’의 주요 재원으로 각각 법인세율 인상과 부자 증세로 마련할 것이라고 한 것의 연장선에서 월가와 초부유층을 비판했다.

그는 “월가가 이 나라를 건설하지 않았다. 중산층이 이 나라를 건설했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중산층을 건설했다”며 “나는 (연소득) 40만달러(4억4300만원) 미만의 소득자에 대해 세금 인상을 부과하지 않을 것이지만 이제 미국 기업과 가장 부유한 1%의 미국인들이 공정한 몫을 지불하기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 바이든 “전제주의자 시진핑 주석, 중국 중대한 국가 되는데 진지...민주주의 21세기에 전제정치와 경쟁 안 돼 생각”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공정한 경쟁을 강조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언급했다.

그는 “나는 시 주석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시 주석과 함께 1만7000마일(2만5750km) 이상을 여행했고, 그들(중국)이 나에게 그(시 주석)와 24시간 넘게 사적이 대화를 나누며 보냈다고 한다”며 “그가 나를 축하하기 위해 전화했을 때 2시간 동안 토론했는데 그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중대한 국가가 되는 것에 매우 진지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와 다른 전제주의자들은 민주주의가 합의를 얻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21세기에는 전제정치와 경쟁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미래를 위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가족과 아이들에게도 한세대 한 번뿐(once-in-a-generation)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또한 시 주석에게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마찬가지로 인도·태평양에도 강력한 군대 주둔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우리가 유럽에서 나토와 하는 것처럼 분쟁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를 막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수교 직후인 1979년 4월 미국 대표단 일원으로 처음 중국을 방문하는 등 총 4차례 베이징(北京)을 찾았으며 부통령 시절 카운터파트인 시 당시 부주석과 미·중을 상호 방문하면서 회담했고, 시 주석이 정상회담을 위해 2015년 9월 방미했을 때 공항에서 직접 영접하는 등 8차례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시 주석과의 논의에서 우리는 경쟁을 환영하며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미국은 전반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옹호하고, 중국의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이나 미국 기술과 지식재산권 도용 같은 미국 노동자 및 산업을 약화시키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에 대한 미국의 약속에서 뒷걸음치지 않을 것이라며 기본 인권 침해에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장위구르) 위구르족 및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탄압 등에 경고음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 바이든, 미국 ‘4대 적국’, 중국·러시아·북한·이란 언급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언급에 머물렸다.

그는 “미국의 안보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우리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엄중한 억지(stern deterrence)를 통해 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명시적으로 언급한 국가는 미국이 ‘4대 적국’으로 꼽고 있는 중국·러시아·북한·이란이었고, 국가정상 언급은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뿐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취임 99일 만에 이뤄진 것으로 통상적으로 1·2월에 이뤄지는 상·하원 합동연설로서는 매우 늦은 편이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의 연단 뒤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상원의장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여성 2명이 자리하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을 시작하면서 “마담(Madam) 하원의장님, 마담 부통령님! 연단에서 이런 말을 한 대통령은 없었다. 어떤 대통령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운동 기간이나 대통령 취임 후 행한 연설과 발언을 매우 짧게 했지만 이날 연설을 1시간 넘게 진행됐고, 연설문도 6000단어가 넘었다고 NYT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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