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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타지흐 국경지대에서 무력충돌.. 300여명 사상

키르기스-타지흐 국경지대에서 무력충돌.. 300여명 사상

기사승인 2021. 05. 0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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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격표까지 동원.. 군·민간인 포함 300여명 사상
무력충돌 이후 양국 병력 추가 증원.. 양국 대통령 통화 후 추가 병력 철수
러시아, 푸틴 대통령 중재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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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국경지역 콕따쉬에서 양국 국경수비대간에 무력충돌이 벌어졌다. 군·민간인을 포함한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학교를 포함한 민간 시설물 45채가 전소되었다. <사진: 키르기스스탄 국경 수비대 출처:연합뉴스>
중앙아시아 국가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국경 수비대가 충돌해 군인·민간인 등 최소 3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키르기스스탄 보건부는 30일(현지시간) 전날 타지키스탄 국경지대의 교전으로 자국 국적 군인과 민간인 사망자가 31명까지 증가했으며 부상자는 154명이라고 발표했다. 사망자 중에는 아이도 있었다고 밝혔다.

타지키스탄 당국은 공식 사상자 수를 밝히진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134여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번 무력 충돌은 전날 꼭타쉬(Kok-Tash) 국경 지역에 배치된 저수시설 수자원 사용분배에 대해 불만을 가진 타지키스탄 측이 전봇대에 CCTV를 설치하자 키르기스스탄 주민들이 반발해 철거하면서 양국 주민 간 패싸움이 벌어진 것이 발단이다.

충돌 초기에는 주민 간 투석과 욕설 정도였지만 점차 양국 군인들이 합류하면서 소총 사격과 유탄 발사기 및 박격포 발사 등으로 확전됐다.

이로 인해 수백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국경지대 주변 주거용 건물과 학교 등 민간시설물 45채가 전소됐다.

이에 양국 군은 국경지대에 장갑차와 탱크 등 군 병력을 추가 배치했다가 사디르 좌파로프 키르기즈 대통령과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간 전화통화 이후 추가 병력은 철수했다.

두 정상은 평화적으로 현 상황을 해결한다는 데 합의하고, 구체적인 방안은 5월 하반기 타지키스탄 수도 두산베에서 예정된 대면 정상회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키르기스스탄 당국은 국경 인근 주민 약 1만3000명에 대해 강제 이동 명령을 내렸고, 현지 언론은 이날 저녁까지도 가끔 총성이 들린다고 전하는 등 긴장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꼭타쉬로 대표되는 양국 간 국경 분쟁은 1991년 소련 해체 당시 980km에 달하는 양국 국경 가운데 580km만 확정되고, 나머지 400km 구간의 영유권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러시아가 주도하는 구소련 국가 연합체인 유라시아 연합(Eurasian Union)과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의 중요 회원국이다.

유라시아 연합 상임 이사국인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양국 간 국경 분쟁의 재발 방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중앙아시아 정상회의 틀 안에서 이런 분쟁 해결을 위한 메커니즘을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양국의 병력 철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필요하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중재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나라와 국경을 공유하는 중국도 발 빠르게 반응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관련 보도에 관심을 기울였고, 우리가 아는 한 당사국들이 휴전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안다며 양국 모두 중국의 우호적인 이웃이자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라고 말했다.

1991년 갑작스러운 소련 해체로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독립된 대다수 구소련 연합 국가들은 국경 분리에 대해 충분히 협의할 여유가 없었다.

또한 이해관계 당사국이 대부분 내륙국가라는 지정학적 이유로 구소련 독립 국가 간에 영토 분쟁은 지속돼왔다. 대표적으로 카자흐스탄-러시아, 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등이 국경 분쟁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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