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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래요”…맘카페 확진자 신상유출, 이대로 괜찮나

“○반 ○○○래요”…맘카페 확진자 신상유출, 이대로 괜찮나

기사승인 2021. 05. 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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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YONHAP NO-1418>
2021학년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치러지는 23일 강원 춘천시 춘천여자고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연합
지난 3월 개학 이후 학교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잇따르는 가운데 지역 맘카페에서는 확진 학생 등에 대한 신상 정보 유출이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현행법은 학교 내 감염이 발생해도 학교 측이 학생·학부모들에게 확진자의 신상을 자세히 공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런 탓에 맘카페 등 학부모들의 소통 채널에서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정보 공유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확진자의 반과 거주지, 심지어 이름까지 노출되는 사례가 발생해 신상 유출에 따른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점이다.

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의 여러 맘카페를 확인한 결과 신상 유출은 대체로 댓글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지난달 19일 초등학교 첫 확진자가 발생한 울산 지역 맘카페의 한 게시글에는 “아이 부모님이 ○○식당을 하고 있다”는 댓글이, 전북 지역의 다른 맘카페에는 확진 아동에 대해 “○○태권도 학원을 다닌다”는 댓글이 올라왔다. 대구 맘카페에선 한 네티즌이 “○○라는 아이라고 한다”고 실명을 거론했다가 타 네티즌들의 반발로 이내 삭제한 사례도 있었다.

일부 맘카페 회원의 무분별한 신상 유출 행위에 다른 회원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한 맘카페 회원은 게시글을 통해 “맘카페를 보면 (확진자 학생의) 가족관계가 어떻고 몇 반인지, 어느 학원을 다니는지, 심지어 아파트 몇 동인지 거의 다 아는 분위기”라면서 “그렇게 카페에서 신상을 털고 욕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본인 가족이 코로나에 걸려도 그렇게 반응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맘카페 신상 유출 문제는 최근 문제만은 아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지난 2018년 경기 김포시에서는 아동학대 의심을 받고 맘카페 등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투신해 숨지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신상을 유포한 맘카페 이용자들을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신상 유출 문제가 계속되면서 카페 관리자가 신상 게재를 금지하는 공지를 올리거나, 개인 신상이 올라오는 즉시 삭제 조치를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하지만 매일 올라오는 글의 양이 방대해 카페 관리자가 신상 유출을 완전히 막기엔 무리인 상황이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신상이 유출된 피해 학생에게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안길 수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임종인 고려대 교수는 “신상 유출을 하는 맘카페 이용자들 중에는 잘못된 행위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잘못된 행동임을 인지하도록 알리고 그럼에도 이런 사례가 반복된다면 강력하게 법이 집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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