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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곁에서 바라본 정세균...‘법 만드는 청소부’

20년 가까이 곁에서 바라본 정세균...‘법 만드는 청소부’

기사승인 2021. 05. 0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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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국 서울시의원, 실제 경험 토대로 정세균 삶의 궤적 기록
법 만드는 청소부
20년 가까운 시간을 정세균의 보좌관으로 일한 고병국 서울시의원이 ‘코로나 총리’에서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는 정세균에 관한 책을 썼다.

‘법 만드는 청소부’는 고 의원이 실제 경험한 사실을 토대로 정치인 정세균 삶의 궤적을 솔직 담백하게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2000년 10월부터 2018년 6월 서울시의원이 되기 전까지 정세균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기업에서 일했던 6년의 시간을 제외하면 늘 그와 함께 했다. 정세균이 6선 국회의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당대표, 국회의장을 거치는 동안 함께 걸어왔기에 누구보다 그를 잘 안다.

책은 ‘사장을 마다하고 정치의 길로’ ‘안 받아먹은 유일한 의원’ ‘협상의 달인 비법을 전수하다’ ‘꼴찌는 난생 처음이다’ ‘소파는 가구가 아니라 국격이다’ 등 흥미진진한 44개의 일화들로 구성됐다.

그 중 ‘안 받아먹은 유일한 의원’에는 한보의 정태수 회장에 관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청문회에서, 정태수 회장은 자신이 돈 뿌린 사람들을 일일이 거명하지 않았다. 그저 많은 사람에게 불법정치자금을 줬다는 사실만 순순히 시인한 상태였다. 그때, 정 회장이 뭔가 생각났다는 듯 한마디 덧붙인다. “정치자금을 거부한 사람이 딱 하나 있다.” 그게 누구인지 묻는 질문에 정 회장의 대답은 짧고도 명료했다. “새정치국민회의의 정세균 의원이다.”

‘슬픔이 마르기도 전에 다시 상주로’는 두 전직 대통령을 잃은 슬픔에 관한 이야기다. “2009년, 그는 상주의 자격으로 두 번의 장례식을 치른다. 자신이 모셨던 두 분의 대통령을 차례로 떠나보낸 것이다. 그에게 노무현 대통령은 기질과 행동은 달랐지만 꿈을 공유했던 정치적 동지였고, 김대중 대통령은 따르고 싶은 롤 모델이자 큰 산처럼 그를 일깨워주는 정치적 스승이었다. 당시 그의 심정은 부모님을 차례로 떠나보내는 상주의 슬픔과도 같았으리라.”

책 제목인 ‘법 만드는 청소부’도 책 후반부에 수록된 한 일화의 제목이다. 국회의장 정세균이 당시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 청소노동자를 ‘용역’에서 ‘직접고용’으로 극적으로 관철시킨 이야기다. 정세균이 이 사안에 그토록 열정을 쏟은 이유는 국회 청소노동자 직접고용이 그가 정치를 하는 이유와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얘기한다.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삶을 추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며, 그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는 사회, 그것이 ‘정세균이 꿈꾸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정치가의 꿈을 품은 시골 소년이 자라나 우여곡절 끝에 국무총리에까지 이르는, 쉼 없는 여정이 담겨 있다.

“진보도 유능해야 한다.” 정세균이 늘 하는 말이라고 한다. 저자는 “정세균은 진보는 깨끗하나 무능하다는 공식을 깨고 유능한 진보를 만들기를 갈망한다”고 말한다.

기업인 출신 경제통으로 정치에 입문했고, 대한민국 경제를 위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하여 노력해온 정세균, 세상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그의 노력들에 관해 저자는 들려준다.

책에는 산업화 시기 한국 어린이들의 동심을 다룬 이야기로 많은 이들에게 추억과 감동을 선사한 ‘검정 고무신’의 작가 이우영의 정감 있고 따뜻한 그림들이 더해졌다.

카피라이터 정철은 이 책에 관해 “정치인이 정치인 이야기를 하는데 신기하게도 지루하지 않다”며 “누군가의 그림일기를 훔쳐보는 즐거움 같은 것이 있다”고 했다.

이불. 208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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