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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종부세 인상 “다주택자, 세금 올라도 집 안 판다”

양도세 중과·종부세 인상 “다주택자, 세금 올라도 집 안 판다”

기사승인 2021. 05. 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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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일부로 세율 인상 적용, 종부세 전체 3.7% 대상
다주택자 '안 팔고 버티는 게 이득' 인식
강남구 매물 확 줄고, 증여는 '급증'
서울 평균 아파트값 '이제는 11억 시대'
연합
오는 6월부터 강화된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가 본격 부과되면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지난 3월에 비해 오히려 매물이 들어가고 있다.

5일 부동산 시장 관계자와 전문가 등에 따르면, 집값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내놓기보다 증여나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7 재보선 패배 후, 양도세·종부세 조정 등 세제 개편 논의가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종부세 적용 대상이 전체 가구의 3.7%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투기수요 억제와 시장 안정성이라는 정책 일관성을 위해 ‘다주택자 세(稅)부담 강화’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년 미만 보유주택과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이 6월 1일부터 인상된다. 지난해 개정된 소득세법에 따르면, 1년 미만을 보유한 주택을 거래할 때 양도세율이 기존 40%에서 70%로 올라간다. 1년 이상 2년 미만을 보유한 주택에 적용되는 세율은 기본세율(6~45%)에서 60%로 올라간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율도 10%포인트씩 오른다. 소득세 최고세율이 45%까지 높아진 상태에서 현행 10%p(2주택)~20%p(3주택 이상)의 중과세율은 6월부터 20%p~30%p로 커진다. 양도세만 최고 75%까지 물 수 있는 것이다.

종부세 역시 6월 1일을 기점으로 소유 부동산의 공시가격 합계가 6억 원을 초과(1가구 1주택자는 9억 원 이상) 경우 부과되며 0.6~3.2%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다만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나 3주택 이상인 개인에게 적용되는 세율은 0.6~3.2%에서 1.2~6.0%로 0.6~2.8%포인트 오른다. 여기에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전년 대비 세부담 상한액도 200%에서 300%로 상승한다. 대신 1가구 1주택자 세액공제 한도는 기존 70%에서 80%로 높아진다.

특히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내년 100%까지 순차적으로 상승하고, 공시가격 현실화 역시 예고되어 있어 다주택자일수록 종부세율은 더욱 높아진다.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도 더 많아진다.

결국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집을 팔라는 메시지다. 기준 시점인 6월 1일 이전에 실거주 1주택을 남기고 남은 주택들을 팔아야 세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한 시장 안정화를 가져올 만큼 다주택자들의 매물은 늘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도리아 지난해 전국 집값은 5.36% 올라 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찍었다. 여기에 전셋값도 뛰면서 다주택자 입장에선 매물을 내놓기보다 ‘버티기’를 택하는 편이 이익인 상황이 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3구 매물이 한 달 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는 -3.2%(4793건→4643건)로 매물량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서초구도 -0.7%(4644건→4616건) 매물량이 줄었다. 송파구는 2.4%(3401건→3484건)로 매물량이 늘었지만 지난 3월 중순(10.1%, 6263건→6900건)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진 수치다. 3월 중순 당시에는 서초구가 한 달 새 22.2%(7765건→9489건)나 매물이 쏟아졌다. 강남구는 당시 8.8%(1만165건→1만1063건) 매물량이 늘어난 바 있다.

대신 ‘증여’가 늘어났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증여는 9만1866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구는 지난 2월 129건에서 812건(3월)으로 한 달 새 증여가 6배 이상 늘었다.

강남구 A부동산 관계자는 “보통 매도가 두 달 가량 진행되는데 이미 3월에 매물이 많이 나와 그 때 이미 집을 내놓을 사람들은 다 내놓은 거라고 봐야 한다”며 “지난 재보선 결과로 매물이 많이 안 나오고 있다. 집값 상승 기대감과 내년 대선도 있으니 버티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세무사 이장원 대표는 “은퇴하신 분들의 경우는 종부세에 대한 걱정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양도소득세는 더 중과를 하지 않아도 이미 시장에서 부담을 느낀 지 오래되어서 중과세를 내더라도 팔겠다는 사람은 거의 제로”라고 말했다.

그는 “증여 문의가 많은데, 실제 세액을 듣는 분들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해서 ‘버티기’에 나선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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