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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죄기 앞서 5대은행서 4월에만 10조 나갔다

가계대출 죄기 앞서 5대은행서 4월에만 10조 나갔다

기사승인 2021. 05. 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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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만 6조8400억원 증가…전달 대비 34배
SKIET 공모주 청약에 코인 투자 열기까지 더해져
가계대출 규제 강화 따른 막차 수요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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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가계대출이 9조원 넘게 증가했다. 전달보다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신용대출이 7조원 가까이 폭증하면서 가계대출 증가폭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 달 사이 신용대출 증가액이 34배나 급증한 데는 역대급 흥행을 이끈 SKIET 공모 청약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 등 ‘빚투’ 성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카카오뱅크 등 대형 IPO가 올해 예정돼 있고,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방안이 하반기 시행되는 만큼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선수요도 일부 반영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지난 4월 한 달 동안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을 더한 가계대출이 모두 9조2285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달 증가액(3조4632억원)보다 2.7배 커진 규모다.

대출별로보면 신용대출이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었다. 이 기간 주담대는 전달보다 증가폭이 줄어든 7056억원 증가에 그쳤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4000억원 넘게 줄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는 부동산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증가하지만, 최근 부동산 매매가 늘어난 특별한 유인이 없었다”고 말했다.

신용대출은 지난달 6조8401억원 급증했다. 전달 2033억원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사이 증가폭이 34배나 커진 셈이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8981억원)만 신용대출 증가폭이 1조원을 밑돌았지만, 다른 은행들은 모두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신한은행이 가장 많이 늘었고, 이어 하나, 우리, 국민은행 순이었다.

이처럼 신용대출이 지난달 가파르게 증가한 데는 ‘빚투’가 여전히 성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이뤄진 SKIET 공모 청약이 절대적이었다. SKIET 공모청약에만 81조원의 증거금이 모였는데, 많은 투자자들이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을 받아 청약에 뛰어들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4월 신용대출 잔액이 가파르게 늘었다가 5월 들어 다시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면서 “이는 SKIET 청약이 끝나면서 증거금이 반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투자도 신용대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가상자산 거래액이 하루 20조원을 훌쩍 넘기며 코스피 거래액을 이미 넘어선 모습인데, 이처럼 코인 열풍이 신용대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죄는 방안을 지난달 말 내놓았는데,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선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단계적 확대와 DSR 산정 시 실제 만기 반영 등의 제도를 7월 중 시행할 예정이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대출 한도는 상당폭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가계대출 관리 방안은 신용대출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떤 규제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미리 이자를 내야 하는 신용대출을 받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마이너스통장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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