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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입국 후 격리기간 21일로 연장”..韓 기업인들 울상

베트남, “입국 후 격리기간 21일로 연장”..韓 기업인들 울상

기사승인 2021. 05. 0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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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시내 한 사립병원의 입구에서 의료진들이 방문객들의 손 소독과 체온을 확인하기 위해 서있다./사진=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베트남이 입국 후 시설격리 기간을 3주로 늘리고 1주간 자가 격리하도록 방역 수칙을 강화했다. 격리 기간이 늘어난 데 대해 한 중소기업인은 “대기업이면 몰라도 중소기업에겐 사실상 못 들어가게 된 셈”이라고 하소연할 만큼 베트남 입국이 절실한 기업인들은 곤경에 처했다.

6일 베트남 보건부 발표와 정부공보 및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전날 베트남 코로나19 예방 국가지도위원회는 21일의 시설격리와 7일간 자가 격리를 골자로 하는 새로운 방역 대책을 발표했다.

강화된 방역 수칙에 의해 베트남에 입국하는 사람들은 21일 동안 당국이 지정한 숙소에서 ‘입소 당일·14일차·20일차’ 등 세 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된다. 세 번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면 시설 격리가 해제되고 곧바로 1주간의 자가 격리를 거치게 된다. 자가 격리 기간에도 원칙적으로 이동이 금지되며 격리 해제 직전 코로나19 검사를 또 받아야 한다.

베트남 당국은 유동적으로 적용하던 자가 격리 감시를 엄격하게 한다. 새롭게 발표된 규정은 당국이 이동 금지 등 방역 수칙 이행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숙소 주변에 공안이나 인력을 배치하고 감시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종전 시설 격리가 14일에서 21일로 늘어난 데다 자가 격리 7일까지 포함하면 격리 기간은 사실상 28일로 늘어났다. 2회 진행되던 코로나19 검사도 총 4번을 받아야 한다. 베트남에서는 최근 2주 시설 격리를 마친 뒤에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잇따랐고 이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자 당국이 격리기간 연장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쪽은 한국 기업인들이라는 진단이다. 베트남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지난해 4월부터 모든 국제선 여객기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기업인과 전문가 등 필수 인력에 한해서만 특별히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용하고 있는데 한국 기업인들이 가장 많이 들어왔다. 그러나 이제는 특별입국도 기업과 기업인들에게 큰 부담이 됐다.

약 4개월 전 특별입국으로 베트남에 들어온 중소기업인 A씨는 아시아투데이에 “기존 14일 격리도 비용 부담이 무척 컸는데 21일로 늘어나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베트남에 갈 수 없게 된다”고 토로했다. A씨처럼 이전에 특별 입국한 기업인들의 경우 항공편과 14일간 머물 격리 호텔의 숙박료 등을 포함해 통상 1인당 2200~3000달러(약 247만원~337만원)를 부담했다. 시설 격리 기간이 21일로 늘어나면 비용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중소기업인 B씨도 본지에 “당국이 지정한 호텔에만 투숙할 수 있게 해서 숙박료 부담이 가장 컸다”며 “21일로 늘어난 격리기간은 회사나 직원 모두에게 큰 짐”이라고 알렸다. 그는 “2회 검사에 약 7~8만원의 비용이 들던 코로나19 검사도 4회를 받아야 하니 한국 검사비와 별개로 베트남에서만 약 15만원의 검사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격리기간 연장으로 인한 비용 증가는 대기업들은 몰라도 중소기업에겐 치명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A씨 회사는 이번 방역 수칙 강화로 예정했던 출장을 모두 취소했고 B씨의 회사도 파견 인원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두 사람은 모두 “중소기업에겐 비용 문제는 물론 약 한 달에 가까운 격리로 발이 묶여 생기는 업무 공백의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은 이번 조치로 인한 불편과 애로사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베트남에서는 지난달 27일부터 베트남에 출장 온 중국인들로부터 시작된 지역감염 및 일본에서 귀국해 14일 격리를 마친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2899번 확진자로 인한 지역감염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수도 하노이에 위치한 국립 중앙열대병원에서는 의료진과 환자들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아 당국이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6일 정오를 기준으로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3030명이며 사망자는 3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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