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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 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대 은행의 ESG채권 발행 규모는 지난 4개월 동안 지난해 전체 규모의 80%를 넘어섰다. 최근 ESG경영이 국내·외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더 적극적으로 채권 발행에 나선 것이다.
ESG채권은 자금조달 측면에서 유리하고 기업 이미지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은행들은 본격적으로 ESG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한 2019년에는 환경 개선을 위해 자금을 사용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피해를 지원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은행권이 ESG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ESG채권 발행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6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 올해 약 5조3987억원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총 발행 규모(6조4551억원)의 83.6%에 달하는 수치다. 2019년 발행 규모인 4조9426억원은 이미 넘어섰다. 은행권의 ESG채권 발행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진 것이다.
ESG채권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공공 이익을 위한 특수목적으로 발행된다. 자금 사용처는 취약계층 지원, 친환경 개선, 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으로 제한되지만 자금 조달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글로벌 자산운용가가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요인으로도 ESG를 반영하고 있어 이미지 제고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발행조건과 시기에 따라 금리는 천차만별”이라면서도 “최근 글로벌 이슈로 ESG가 부각된 이후 투자자 수요가 몰리면서 통상적으로 일반채권보다 금리가 낮다”고 설명했다.
6대 은행 중 ESG채권 발행에 두각을 나타낸 곳은 국민은행으로, 2019년부터 올해까지의 총 발행 규모가 5조7800억원에 달했다. 기업은행(3조9130억원)은 올해에만 2조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며 2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는 신한은행이 2조6967억원, 우리은행이 2조4038억원, 하나은행이 1조5346억원을 발행했다. 농협은행은 발행 규모가 5630억원에 그쳤다.
조달된 자금은 2019년에는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친환경 건축물 확대, 고용 창출에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는 코로나19 피해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국민은행은 2019년 조달된 자금의 약 30%를 친환경, 55%를 사회적가치 창출, 15%를 중소기업 지원 용도로 활용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중소기업 지원 비중이 69.1%까지 높아졌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2019년 친환경·사회적가치 등에 종합적으로 자금을 사용했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지원을 목적으로만 채권을 발행했다. 작년 처음으로 외화 ESG채권을 발행한 농협은행도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데 자금을 사용했다.
이들 은행은 올해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취약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데 중점적으로 자금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ESG경영을 강화해 나갈 방침인 만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채권 발행 규모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발행 규모가 가작 작은 농협은행은 올해 하반기에 원화·외화 채권을 1회씩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ESG 트랜드가 지속되고 있어 채권 발행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의 ESG경영 계획과 자금지원 등을 감안해 발행규모, 시기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