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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2.7兆 태운 SKT…최태원이 그리는 지배구조 개편은

자사주 2.7兆 태운 SKT…최태원이 그리는 지배구조 개편은

기사승인 2021. 05. 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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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앞두고 주주친화정책 재확인
각 계열사별 기업가치 제고 최우선
SK하이닉스 지배력 강화는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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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중간 지주사로 전환하기로 한 SK텔레콤(이하 SKT)의 2조7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전량 소각했다. 저평가 받던 SKT의 주주들을 달래고 사전에 잡음을 없애기 위해 수조원 규모 자사주를 태움으로써 기업가치를 우선 높인 뒤 후속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방침이다.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SK하이닉스의 사업 투자 등 운신 폭이 확대될 것이냐’였다. 또 그룹의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그동안 강조한 ‘파이낸셜 스토리’를 토대로 지주사 SK㈜ 중심의 수직계열화하는 작업도 중장기적으로 이뤄질지가 관심사다. SK㈜는 2025년까지 시가총액을 현재보다 7배 많은 140조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6일 SKT는 자사주 859만주 소각을 완료했다. 이날 종가 30만9500원 기준 2조6900여 억원 규모로, 발행주식의 10.8%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지난달 SKT 인적분할 발표 이후 후속 개편 중 하나로, 지난 4일 이사회 결의 직후 바로 진행됐다. 이로 인해 SKT가 인적분할 후 신설 투자회사와 SK㈜의 합병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SK㈜ 산하에 SKT 신설 중간 지주사와 SKT 존속법인 모두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자사주 소각이 주는 또 다른 의미는 SK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계열사별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기존대로 합병설이 만약 현실화될 경우 최태원 회장의 지주사 지분율이 희석되지 않으려면 SKT 기업가치를 낮추고 SKT 자사주 활용 방안이 가장 유리했었다. 최 회장의 지주사 지분율은 18.29%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공식적으로 “SK㈜와의 합병은 없다”고 밝혔음에도 시장의 불신이 깊었던 까닭이다. SK그룹은 이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2조7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태우기로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제일모직-삼성물산-에버랜드 합병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편법 승계 의혹을 받으며 재판에 넘겨진 점을 미뤄볼 때 이 같은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작업으로도 풀이된다. 인적분할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는 상반기 중으로 열리는데 주주들의 반발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SK그룹 지배구조가 ‘최태원 회장→SK㈜→SK하이닉스’의 간결한 수직 구조로 개편될지 여부도 관심이다. 앞서 SK㈜는 전문 투자회사를 지향하기로 하면서 2025년까지 시가총액 140조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현재 시총 20조원의 7배 성장이다.

SK하이닉스가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인 만큼 현금 배당 등의 방식으로 SK㈜의 투자 활동에 활용되는 방안 등이 거론돼왔던 배경이다. 당초 이번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핵심이 내년부터 시행될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SK하이닉스의 사업 운신 폭을 넓히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의 지배구조상 SK하이닉스는 지주사인 SK㈜의 손자회사인 구조에서는 투자 유치와 사업 확장에 제약이 많다. SKT가 인적분할하는 궁극적 이유가 SK하이닉스의 손자회사 족쇄를 풀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되는 까닭이다.

여기에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주사의 상장 자회사 지분율을 현행 20%에서 30%(비상장사는 40%에서 50%)로 높여야 하는데 연내에 중간 지주사를 세우면 예외가 적용된다. 현재 SKT의 SK하이닉스 지분율은 20.1%에 불과하다. SK그룹으로선 이래저래 우선 급한 불을 끄고 각 계열사마다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기로 초점을 맞췄다는 얘기다. 실제로 SKT만 해도 이번 자사주 소각이 이론적으로 주가를 12%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T가 그동안 저평가를 받아왔던 만큼 인적분할 후 재상장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 처리 문제가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분할 이후 통신업에 가려졌던 SKT 자회사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SKT의 경우 이번 자사주 소각으로 유통 주식수가 감소해 이론적으로 12.1%의 주가 상승 여력이 발생한다”고 했다.

이는 최 회장이 지난해부터 경영 화두로 강조한 ‘파이낸셜 스토리’와도 일맥상통한다. 최 회장의 파이낸셜 스토리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기존의 재무성과뿐 아니라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계획을 담은 성장 스토리를 통해 고객·투자자·시장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SK㈜ 관계자는 “SKT 인적분할조차 아직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이 작업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SK하이닉스 지분 문제는 얘기되고 있는 게 전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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