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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개선이 갖는 시사점

[이효성 칼럼]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개선이 갖는 시사점

기사승인 2021. 07. 0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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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필
이효성 자문위원장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중국과의 패권 싸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을 소외시킨 채 미국 단독으로 나서서 좌충우돌하였다. 이에 반하여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을 끌어안고 함께 싸우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한 모습 중 하나는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 수상을, 두 번째로 한국 대통령을 미 백악관에서 만난 다음 6월 유럽으로 날아가 세 번째로 G7의 정상들과 NATO 관계자들을 만난 것이다. 이 모든 만남에서 중요한 의제는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이었다.

그런데 바이든은 G7 정상회담을 마치자마자 제네바로 날아가 6월 16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까지 만났다. 그는 2016년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으로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푸틴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고, 푸틴이 나발리라는 정적을 독살하려 했다는 의혹에 푸틴을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했었기 때문에 미·러 정상회담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깬 것이다.

바이든은 푸틴을 만나 사이버 보안 문제를 논의하고 양국의 대사들을 원대 복귀시키기로 함으로써 단절되었던 외교관계를 복원시키기로 했다. 미국 상원에서 외교위원장을 오랫동안 맡아 외교통이기도 한 그는 “모든 외교 정책은 개인적 관계의 논리적 연장이다. 그것이 인간 본성이 작동하는 방식이다”라는 말로 외교에서 당사자들이 직접 만나는 것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푸틴과의 네 시간에 걸친 회담에서 두 나라의 관계가 의미 있게 개선될 수 있다는 진정한 전망이 생겼다고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푸틴 또한 바이든과의 회담이 “본질적이고, 구체적이고, 결과를 성취하기 위한 분위기에서 열렸다”며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바이든에 대해서도 “균형 있는 전문가며 그가 매우 경험 있는 분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긍정적으로 평하면서 “우리는 서로를 시험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의 입장들을 시험하고 합치시키려는 결의를 보였다. 우리는 같은 언어를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든과 푸틴의 회담에서 중국 문제가 논의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논의가 있었겠지만 그 사실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문제에 관한 논의 여부와 상관없이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이 오랜만에 만났고 그 회담에 대한 두 정상의 긍정적인 평가만으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에 던지는 메시지는 너무도 크다. 그래서 두 정상의 만남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운 쪽은 중국이었다.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공동의 적으로 생각하여 서로 우호적인 모습을 연출해왔으나 이제 러시아가 미국에 더 가까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이 소련과 냉전 중일 때 미국은 소련의 견제를 위해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중국의 개혁개방을 유도하여 중국을 소련의 품에서 벗어나게 했다. 이제 중국과의 패권 다툼을 벌이게 된 미국은 거꾸로 러시아를 중국에서 떼어놓아야 할 필요가 있고, 이번 미·러 정상회담은 그 첫 단추로 해석될 수도 있다. 러시아는 일당 독재의 공산국가가 아니고 형식적으로는 다당제의 민주국가이며 전통적으로 중국과는 견원지간이기도 하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에 대한 공동 대응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연출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서로 경계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러시아는 극동에 중국인들이 몰려올까봐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미·러의 관계 개선은 우리에게도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은 구소련에 30억불 차관과 그에 따른 ‘불곰사업’으로 러시아와 경제·군사적으로 상당한 협력관계에 있다. 만일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좋아지면 러시아의 극동 개발에 한국의 참여가 장려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한국은 러시아와 보다 더 적극적인 협력이 가능하다. 또 북한을 경유하여 우리 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와의 연결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런 협력 관계가 진전되면 한반도 통일에 러시아의 도움과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니 우리는 미·러의 관계를 지켜만 볼 것이 아니라 두 나라의 관계 개선과 극동 개발을 위해 나름의 주도적인 노력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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