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코로나19 확산 베트남 ‘귀신 나오는 아파트’ 야전병원으로 탈바꿈

코로나19 확산 베트남 ‘귀신 나오는 아파트’ 야전병원으로 탈바꿈

기사승인 2021. 07. 11. 13:5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photo-1-16258790805541824202556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호찌민시 당국이 ‘귀신이 나오는 곳’으로 알려진 투언 끼에우 플라자(現 가든플렉스)에 야전병원을 설치하기로 해 화제가 됐다. 고층 건물 3개 동이 나란히 늘어선 투언 끼에우 플라자는 향로에 꽂힌 향의 형상이라 귀신들이 맴돈다는 미신과 괴담으로 20년 넘게 시민들이 입주와 방문을 꺼리고 있는 곳이다./사진=SNS캡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베트남 남부 호찌민시 당국이 이른바 ‘귀신 나오는 아파트’를 야전병원으로 탈바꿈시키는 묘수를 꺼냈다.

11일 베트남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전날 베트남에서는 185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4월 말 코로나19 4차 유행이 시작된 베트남은 최근 경제 수도로 불리는 남부 호찌민시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 5일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110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네 자릿수 기록한 뒤 10일까지 6일 연속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연일 비상이 걸린 호찌민시 당국은 F1(확진자의 밀접접촉자)를 자가 격리하는 지침 마련에 나서는 한편 확진자들을 치료할 야전병원 설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야전병원 후보지 중 특히 ‘귀신이 나오는 아파트’로 소문나 20년 넘게 방치되다시피 한 투언 끼에우 플라자가 꼽혀 베트남이 들썩했다.

호찌민시 5군에 위치한 투언 끼에우 플라자는 총 면적 10만㎡의 33개층 3개동으로 지난 1998년 완공됐다. 시내 알짜배기 땅에 건설된 투언 끼에우 플라자는 당시만 해도 호찌민시 발전을 상징하는 고층건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곧 흉흉한 소문에 휩싸이며 20년 넘게 방치됐다. 3개 건물이 나란히 서있는 모습이 제사 향로에 꽂힌 향의 모양이어서 귀신들이 맴돈다거나 풍수적으로 음기가 강하단 소문이 퍼졌다. 각종 사건사고와 귀신을 봤다는 목격담·괴담 등도 겹쳐 기피 대상이 됐다.

지난 2015년 베트남의 한 부동산기업이 투언 끼에우 플라자를 인수해 가든 컴플렉스로 명칭을 변경하고 대대적인 보수를 거쳐 쇼핑센터까지 오픈했지만 ‘불길하다’는 인식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적다. 호찌민시 부동산 관계자는 본지에 “해당 기업이 인수 후 아파트 외관도색부터 내부 엘리베이터 등을 대대적으로 손봤지만 여기에 살려는 사람들은 굳이 없다”며 “아파트 대부분이 비어있다”고 말했다.

호찌민시 당국은 8일부터 인부를 파견해 투언 끼에우 플라자에 1000개 병상 규모의 야전병원 설치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호찌민시는 국립대학교 기숙사 등을 활용해 야전병원 4개를 설치해 확진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이번 당국의 결정으로 투언 끼에우 플라자와 관련된 괴담이 다시 한 번 인터넷을 통해 확산하자 누리꾼들 사이에선 “귀신을 만나지 않으려면 코로나19에 걸려선 안 된다.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을 잘하자”와 같은 말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호찌민시 토박이인 부 티 투 흐엉(37)은 아시아투데이에 “인부들이나 주변 주민들도 으스스하다는 반응과 아무렇지 않은 미신이란 반응으로 나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보니 귀신보다 코로나19 감염이나 그로 인한 여파(실직·영업중지)가 더 두렵다는 반응이 부쩍 많아졌다”고 전했다.

a59b7f89b31e47401e0f_cshs
9일 야전병원 설치 작업을 시작하는 인부들의 모습. 호찌민시 당국은 이곳에 1000개 병상 규모의 야전병원을 설치해 확진자들을 치료할 계획이다./사진=타인니엔 캡쳐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