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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고생 中 학부모들, 가격 폭증 쉐취팡이 원인

생고생 中 학부모들, 가격 폭증 쉐취팡이 원인

기사승인 2021. 07. 1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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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대책 마련하고 있으나 가격은 요지부동
중국 학부모들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른바 쉐취팡(學區房·한국의 8학군에 해당하는 지역 주택) 집값 탓에 생고생을 하고 있다. 초·중등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을 좋은 상급 학교에 보내기 위해 터무니 없는 가격의 쉐취팡을 구입하려고 노력하다 너 나 할 것 없이 청춘을 다 바쳐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사정도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교육 당국의 고심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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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하이뎬구 중관춘의 한 쉐취팡 모습. 다 쓰러져 가는 집이나 학군이 좋아 천문학적 가격에 거래된다./제공=신징바오.
중국의 중·고등학교는 시험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기는 하나 대체로 거주지를 우선적으로 본다. 베이징과 상하이(上海)의 다 쓰러져가는 좋은 학군 쉐취팡들의 평당미터당 가격이 60만 위안(元·1억500만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배경이다. 평(坪)으로 따지면 한화 3억원이 넘는다. 사정이 이러니 월 평균 임금이 1만 위안도 되지 않는 근로자들로서는 평생 벌어도 쉐취팡을 살 엄두를 내지 못한다.

무능한 부모라는 비난을 자녀들로부터 받지 않기 위해서는 능력 밖의 일도 저질러야 한다. 베이징의 대표적 쉐취팡들이 밀집한 하이뎬(海淀)구 중관춘(中關村)에 거주하는 학부모 천란란(陳嵐蘭)의 케이스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그는 “능력 없는 학부모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아이의 친가, 외가 돈까지 다 끌어와 지금 사는 쉐취팡을 샀다. 남편과 평생을 벌어도 빚을 다 갚지 못할 것 같아 눈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급기야 교육 당국이 더 이상 상황을 방치하지 못하겠다는 각오로 칼을 빼들었다. 신징바오(新京報)를 비롯한 언론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가장 대표적인 대책은 추첨제로의 전환이다.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신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9월부터 추첨제를 본격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명문 학교 분교를 비교적 인기 없는 학군에 대거 설립하는 것도 대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교사들의 순환 근무제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 역시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대책들이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해야 한다. 교육 당국 대책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와중에도 전국 쉐취팡 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을 보면 그렇다. 더구나 한 번 오른 집값이 내리지 않는다는 것은 거의 상식에 속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평방미터당 가격이 오히려 100만 위안을 향해 달려갈 가능성이 더 높다. 학부모들의 생고생과 교육 당국의 고심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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